‘좋은 근무여건’ 돈으로 환산하면? 소득불평등 더 커진다

김회승 기자 2024. 4. 2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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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근무 여건'을 임금으로 환산하면 소득 불평등은 더 커지고 성별 임금 격차는 감소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3일 발표한 '근무 여건 선호와 노동시장 변화' 보고서에서, 유급휴가·건강보험·연금·퇴직금 등 화폐 가치로 쉽게 환산할 수 있는 현금성 보상을 제외하고 유연한 근무 조건과 업무 자율성 등 '비임금 만족감'을 제공하는 요소들을 기준으로 직업별 '근무 여건 지수'를 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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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근무 여건’을 임금으로 환산하면 소득 불평등은 더 커지고 성별 임금 격차는 감소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3일 발표한 ‘근무 여건 선호와 노동시장 변화’ 보고서에서, 유급휴가·건강보험·연금·퇴직금 등 화폐 가치로 쉽게 환산할 수 있는 현금성 보상을 제외하고 유연한 근무 조건과 업무 자율성 등 ‘비임금 만족감’을 제공하는 요소들을 기준으로 직업별 ‘근무 여건 지수’를 산출했다. 지수를 구성하는 8개 요소는 유연·재택근무, 육체적 강도, 자율성, 발전 가능성, 직업 보람 등이다.

근무 여건 지수를 보면, 법률·감사 사무 종사자, 상품기획·홍보·조사 전문가, 디자이너, 교육 전문가, 작가 및 언론 전문가, 대학교수·강사, 의원과 고위 공무원, 종교 종사자 등이 근무 여건 상위군으로 분류됐다. 반대로 건설·광업 종사자, 물품 이동 장비 조작원, 건설·채굴 기계 운전원, 하역·적재 종사자 등은 하위군에 속했다.

근무 여건 지수를 성별과 나이, 학력 수준별로 따져봤더니, 상대적으로 여성과 저연령층, 고학력자가 남성, 고령층, 저학력자보다 근무 여건이 좋은 직업에 더 많이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여성의 경우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고 유연한 근무가 가능한 일자리를 더 선호하며, 고학력 근로자는 육체적 능력이 덜 필요한 인지적 일자리 등 전문직에 근무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고령층의 경우, 근무 여건에 대한 선호도나 만족도는 높지만, 낮은 교육 수준 등 때문에 취업 계층에서 밀려 근무 여건이 좋은 일자리에 종사하는 비중이 작은 것으로 분석했다.

근무 여건을 화폐적 가치로 환산하면 소득 불평등은 더 커지는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근무 여건 지수를 임금에 반영할 경우, 소득 1분위(하위 20%)의 시간당 임금은 33.3% 증가하는 반면 소득 5분위(상위 20%)는 42.9% 상승했다. 이에 따라 소득 5분위 배율(상위 20% 소득/하위 20% 소득)은 근무 여건을 반영하기 전 4.0에서 반영 뒤에는 4.2로 더 커졌다.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는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근무 여건 지수를 임금에 반영하면, 남성의 시간당 임금은 38.8% 증가하는 반면 여성은 44.8% 올랐다. 이에 따라 남성 대비 여성의 상대 임금 비율은 70.5%에서 73.6%로 상승했다. 보고서는 “고소득 근로자들은 상대적으로 근무 여건도 좋은 일자리에 주로 종사하며,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임금보다 근무 여건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는 경향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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