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곳에서 온 성찰”.. 세월 그리고 생존, 10년의 연대기

제주방송 김지훈 2024. 4. 2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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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용 작가.. 세월호 참사 10년 ‘잊지 않겠습니다’ 전
25일~5월 7일.. 제주시 만덕로 사진예술공간 ‘큰바다영’
27일 세월호 가족과 간담회, 작가와 대화.. “사전신청”
‘함께 걷는 길, 2023년 3월 25일, 진도군 임회면’(2024)


세월호 참사, 그리고 이후 10년까지 1만 5,000여 장 프레임에 담아온 여정입니다. 

‘지하철 노동자’ 김정용 작가의 사진전, 세월호 참사 10년 ‘잊지 않겠습니다’입니다. 

25일 제주시 만덕로의 사진예술공단 ‘큰바다영(瀛)’에서 막을 엽니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면서 승객 304명(전체 탑승자 476명)이 사망 또는 실종된 참사가 일어난 이후, 사고 해역인 맹골수도에서 팽목항 그리고 동거차도, 목포신항까지 사고와 인양 현장 그리고 광화문과 지리상 실상사, 안산 등 여러 추모행사와 진실 규명을 위한 시위 등이 진행된 장소의 기억이자 기록입니다.

작가는 지난 10년간, 휴일을 반납해가며 관련 사진작업을 했습니다. 그간 촬영한 1만 5,000여 장의 사진은 자신만의 애도 방식이자,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일이었습니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2014년 10월 3일, 서망항’(2024)


스스로, 서울지하철 전동차 정비를 하는 지하철 노동자 삶을 살았기에 세월호 참사에 공감 폭을 넓혔다는 작가는 “전동차도 내구연한이 있다. 15년에서 25년으로 내구연한이 늘더니, 다시 40년으로 늘고, 지금은 정밀진단을 통해 영구히 사용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다”면서 “ (2012년) 지하철 노동자들은 ‘내구연한을 폐지하면 전동차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법개정 반대투쟁을 하였으나 끝내 관철하지 못한 안타까움이 두고두고 남아 있다”고 밝혔습니다.

때문에 세월호가 일본에서 18년 넘게 사용한 이후 2012년 10월 1일 폐기한 선박인데다,이를 청해진해운이 매입 개조해 운행연한을 30년으로 늘려 운항하다 일어난 사고였다는 게 결코 남일 같지 않았습니다.

작가는 “선박이나 전동차 등 대중 운송수단이어서 안전진단 규정에 철저하고 까다롭게 지켜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자꾸 사고가 일어나는 것을 간과할 수 없었다”면서 “한 번에 많은 인원을 수송할 수 있는 운송수단이라는 점, 그리고 지하철이나 세월호가 다르지 않자는 점, 그래서 사고가 나면 인명 피해가 너무 크다는 문제의식을 알리고자 세월호 참사와 이후 사진 기록을 통해서 알리고 싶었다”고 작업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시민들은 또 다른 각자의 방식으로 잊지 않고 애도해왔다. (중략) 아직도 국가는 세월호 참사와 그 이후의 국가범죄에 대해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도 않고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날의 진실을 제대로 밝히지 못한 채 맞이하는 10주기 가족들은 아직 슬픔을 다 떨쳐내지 못한 채 치유될 수 없는 아픔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전시 취지를 전했습니다.

지난 9~16일 갤러리 경인미술관 첫 전시에 이어, 세월호의 최종 목적지였던 제주에서 전국 순회전의 시작을 알립니다.

27일 오후 3시 전시공간에선 세월호 가족 2명과 간담회, 작가와의 대화의 자리도 마련합니다. 공간 사정상 사전신청을 받고 진행합니다.

‘사고해역, 2017년 1월 1일, 동거차도’(2024)


전시에선 사진집도 선보입니다.

‘1.침몰하는 세월호 2.팽목항에서 3.동거차도에서 4.잊지 않겠습니다. 5.세월호 인양’ 5부로 구성한 사진집은 애절하게 구조와 인양을 기원하는 마음과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고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나가자는 작가의 바람을 담았습니다.

전시는 4.16재단 지원을 받았습니다.

전시기간 관람은 오후 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무료관람이며 매주 수요일은 휴관입니다.

작가는 서울교통공사(옛 서울지하철공사)에서 35년째 전동차 정비를 하고 있습니다.

2014년 첫 개인전 ‘개망초의 꿈’을 통해 소외된 이웃인 이주노동자의 삶과 생활을 이야기했고 2019년 세월호 5년 ‘잊지 않겠습니다’ 전을 개최했습니다. 

그 밖에 다수 단체전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예술공간 ‘큰바다영(瀛)’의 ‘瀛’은 탐라국을 뜻하는 한자말 영주(瀛洲)의 첫 글자이자, 이 공간을 만드는 계기가 된 제주 사진가 고영일(高瀛一)의 가운데 글자입니다. 전시 공간이 ‘사진예술의 큰바다’였으면 하는 뜻을 담았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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