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성공, 이사회 역할서 판가름…주주권 회복해야"

송은경 2024. 4. 2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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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은 장기적인 기업경쟁력 제고를 목표로 해야 하며 그 성패는 이사회 역할에 달려있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이 교수는 "일본은 이사회가 주주들에게 충실하도록 기반을 다진 후 밸류업을 시행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인 기업경쟁력 제고가 밸류업 목표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터널링'(기업의 자원과 이익을 지배집단이 내부거래를 이용해 편취하는 것)으로 인한 대리인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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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학회 정책 심포지엄…"주주-기업 소통은 갈등관계에 기초해야"
[촬영 송은경]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은 장기적인 기업경쟁력 제고를 목표로 해야 하며 그 성패는 이사회 역할에 달려있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이관휘 서울대 교수는 23일 여의도 파크원타워에서 열린 한국증권학회 정책 심포지움 기조발제를 통해 이 같이 진단했다.

이 교수는 "일본은 이사회가 주주들에게 충실하도록 기반을 다진 후 밸류업을 시행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인 기업경쟁력 제고가 밸류업 목표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터널링'(기업의 자원과 이익을 지배집단이 내부거래를 이용해 편취하는 것)으로 인한 대리인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국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원인을 미흡한 주주환원, 저조한 수익성과 성장성이라고만 진단하고 있다"며 그에 따라 해결책으로 제시된 자기자본이익률(ROE) 제고와 주주와의 소통 강화 등에 대해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은 단순히 미흡한 주주환원이나 낮은 수익성에 있지 않고, 거버넌스(지배구조) 이슈와 함께 시장 효율성을 저해하는 각종 제도들과 포괄적으로 얽혀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진단이다.

이 교수는 "주주환원을 잘하면 주가가 오를 것이냐"면서 "결국 수급에 의해 주식을 사는 게 더 매력적인 대안이 되게끔 만드는 것인데 배당소득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금융소득종합과세 등 많은 세금을 그대로 두고 주주환원한다는 것이 주식투자를 얼마나 더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감이 드는 것"이라고 짚었다.

소통 강화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이 기업가치 몰라주기 때문에 기업설명(IR)을 확대하자고 하는데 수많은 똑똑한 주주들이 한국 시장을 떠나는 이유를 봐야 한다"면서 "결국 소통 부족은 터널링에 의한 갈등"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통은 기업과 주주 간 친화가 아니라 갈등 관계에 기초해야 한다. 갈등 관계에 기초하려면 대등한 관계여야 하고 주주권을 회복하지 않고는 소통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밸류업 목표로 분명히 해야 할 것은, 기업가치 상승은 단기적 주가 상승과 다르다는 점"이라며 "밸류업의 목표는 기업가치의 상승이어야 하고 주가는 수급이 아니라 펀더멘탈의 함수다. 일본에서는 '밸류업은 주가 부양이 목표가 아니라 일본 경제의 부활이 목표였던 것'이라는 말들이 인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교수 발제에 이어 첫 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강창모 한양대 교수는 기업의 내재가치 성장을 위해 일반주주 이익 보호와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일반주주 이익 보호 정책에 대한 기업의 공시 책임 강화, 이사회의 일반주주에 대한 책임 강화, 장기적 기업가치 증대를 목표로 기관투자자의 주주관여 활동 관련 입법 등을 제언했다.

두 번쨰 발표를 맡은 이성원 트러스톤자산운용 ESG운용부문 대표는 미국 등 여타 국가에 비해 느슨한 내부거래 공시기준 강화, 스튜어드십 코드의 실효성 제고, 이사진의 업무 전문성 제고, 경영진 보수지급과 관련한 객관적 기준 도입 및 공시 등 추가적인 조치도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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