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턴 ‘주 90시간 노동’ 한영회계법인, 수당 한푼도 안 줬다

김채운 기자 2024. 4. 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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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들에게 주당 최대 90시간의 장시간 노동을 시키고도 초과수당을 한푼도 지급하지 않은 대형 회계법인이 고용노동부의 시정명령을 받았다.

고용부는 지난 1월 '유명 대형 회계법인들이 정규직 전환을 볼모로 인턴까지 과로로 내모는 등 부당노동 행위를 일삼고 있다'는 한겨레 보도 이후 한영회계법인에 대한 특별 근로감독을 진행한 끝에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최근 1년간 전환형 인턴으로 일한 근무자들에게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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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시정명령 “인턴에 초과수당 지급하라”
근로계약서엔 수당 기준 명시했지만 ‘허울’
인턴들 “정규직 전환 힘들 것 같은 분위기 조성”
이와이(EY) 본사 모습. 연합뉴스

인턴들에게 주당 최대 90시간의 장시간 노동을 시키고도 초과수당을 한푼도 지급하지 않은 대형 회계법인이 고용노동부의 시정명령을 받았다.

지난 19일 고용노동부가 국내 4대 회계법인 가운데 한 곳인 이와이(EY)한영회계법인에 시정지시서를 보낸 것으로 23일 한겨레 취재결과 확인됐다. 고용부는 지난 1월 ‘유명 대형 회계법인들이 정규직 전환을 볼모로 인턴까지 과로로 내모는 등 부당노동 행위를 일삼고 있다’는 한겨레 보도 이후 한영회계법인에 대한 특별 근로감독을 진행한 끝에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최근 1년간 전환형 인턴으로 일한 근무자들에게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한영회계법인은 전환형 인턴을 채용하면서 근로계약서에 ‘소정 근무시간 주 40시간’, ‘연장·야간·휴일근로 수당은 50% 가산’ 등을 명시해놓고, 실제로는 주 70∼90시간의 근무를 지시하면서 초과수당을 전혀 주지 않았다. 인턴들은 과로에 시달리며 병까지 얻었지만 전혀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 “초과근무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정규직 전환이 어려울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해 그냥 받아들였다”는 게 인턴들 증언이다.

근로감독관 집무규정 21조를 보면, 사업장 감독 결과 연장근로한도 위반사항이 발견될 경우 세 달의 시정 기간이 주어진다. 이 시일 안에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인턴들에 밀린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으면 사용자는 형사 입건된다. 근로기준법은 주 52시간제 위반 시 사용자가 2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한다. 초과근로 수당을 미지급할 경우 사용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한영회계법인 관계자는 “고용부로부터 시정지시서를 받아 오는 7월까지 시정활동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이번 특별 근로감독 결과에 따라 충실히 개선활동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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