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학개미 부럽네…'밸류업 진심' 일본 기업들, 233조원 주주와 나눈다
지난해 일본 주요 상장기업들의 주주 환원 총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실적 호조와 도쿄증권거래소의 '주가순자산비율(PBR) 개혁' 등이 맞아 떨어지면서 자사주 매각 및 소각, 배당 등 주주 환원 규모가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3월 결산(2023년 4월~2024년 3월) 일본 상장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액이 총 10조2500억엔(한화 약 91조원), 배당금이 총 15조9000억엔(약 142조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 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합산한 주주 환원 총액은 26조1500억엔(약 233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주주 환원 수단으로 보는 것은 기업의 자본구조를 조정하고 주당 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있어서다. 자사주를 취득해 소각하면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어 기존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배당이 늘어난다. 배당은 주주 환원의 가장 직접적인 수단으로 꼽힌다.
지난해 일본 상장사들의 업종별 자사주 매입 상황을 들여다보면 전기(1조4100억엔)가 가장 많았고 상사(1조2500억엔), 서비스(1조1500억엔), 자동차(9600억엔) 등이 뒤를 이었다.
개별 기업별로는 일본 최대 미츠비시 종합상사가 최대 5000억엔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우편 및 물류사업을 하는 일본우정과 통신기업인 KDDI는 각각 3000억엔, 혼다 자동차는 최대 2000억엔 규모 자사주를 사들이기로 했다.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하는 기업들도 많다. 지난해 자사주를 소각한 일본 상장기업은 총 339곳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약 30% 기업이 발행완료 주식의 5% 이상을 소각했다. 닛산 자동차의 경우 자사주 소각을 통해 발행완료 주식의 13%에 해당하는 2187만주를 없앴다.
배당을 크게 늘린 기업으로는 일본 최대 백화점 그룹인 미쓰코시이세탄홀딩스가 있다. 이 회사는 일본을 방문하는 관광객 수가 늘면서 실적이 좋아지자 1주당 배당금을 32엔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확대했다. 동일본여객철도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운송 수요가 회복되자 주당 배당금을 125엔으로 늘렸다.
도쿄증권거래소의 '저PBR 개혁'도 상장사들의 주주 환원 정책 변화를 이끈 요인으로 평가받는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지난해 3월 일본 증시의 저평가 해소를 위해 PBR 1배 이하인 상장사를 대상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성장성을 높이기 위한 계획서를 공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거래소는 또 구체적인 기업 가치 제고 노력을 한 기업의 명단을 따로 공표하고 있다.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배당 확대로 개인 투자자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상장기업 주식의 약 20%는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이 받을 배당액을 단순 계산하면 약 3조엔(약 26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약 0.5%에 해당한다고 닛케이는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일본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 열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츠비시 UFJ 신탁은행의 하가누마 센리치프 투자전략가는 "이익을 주주들에게 적극적으로 나눠줘야 한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올해 일본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좋은 만큼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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