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의료계 하루빨리 대화의 장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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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5일 정부와 의료계, 전문가, 환자단체, 시민단체 등 각계가 참여하는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출범한다. 그러나 핵심인 의사협회와 전공의 단체는 불참한다.

정부는 이번 의료개혁특위를 통해 의료개혁 4대 과제 실천방안을 구체화하고, 신속히 실행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의료계는 지금이라도 어떤 형식이든 무슨 주제이든 대화의 자리에 나와 정부와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논의가 진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부 입장처럼 필수의료에 대한 집중 투자와 의료전달체계 개선, 의료인 확충과 보상체계 개선 등은 반드시 필요한 과제다. 특히 지역과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는 취지는 국민 대부분이 동의한다.

그러나 이 같은 논의를 하는 의료개혁특위에 의사협회는 불참 의사를 밝혔고, 전공의 단체는 참여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는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대한 반발로 인한 여파다. 정부는 의료계에 집단행동을 멈추고 의료개혁특위에 참여해달라고 촉구하고 있지만, 참여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문제는 현재와 같은 갈등 구도로만 가면 사태 해결은 요원하고, 의료 대란 가능성만 커진다는 점이다. 실제로 전공의가 집단 이탈한 2월 중순 이후 주요 병원의 입원환자 수, 외래 환자 수가 크게 줄었다. 수술 건수 역시 급감했다. 환자 피해는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의대 교수들과 간호사 등 전공의가 이탈한 자리를 메우는 인력들의 피로도도 극심해지고 있다. 오는 25일이면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이 되면서, 교수들의 무더기 사직도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공의 빈자리를 메우던 의대 교수마저 사직하면 의료 대란은 피할 수 없다.

정부와 의료계 모두 이제는 사태 해결을 위해 의견을 모아야 한다. 최근 정부는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를 수용해 2025학년도 의대 입학정원 증원분의 50%에서 100% 범위 안에서 대학이 자율적으로 모집인원을 정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향후 증원도 논의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제는 의료계도 무조건적인 의대 증원 철회만 주장하지 말고, 합리적인 방안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대화의 장에 나와서 적절한 의대 증원 수치가 얼마인지와 근거를 제시하고, 정부와 합리적인 대안을 도출해야 한다. 지금처럼 국민과 환자를 볼모로 한 벼랑끝 협상 전술은 어느 누구의 지지도 받지 못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