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생이 17년간 가져간 ‘발롱도르’… 올해 가장 유력 후보는 03년생

장민석 기자 2024. 4. 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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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고공행진을 이끄는 2003년생 미드필더 주드 벨링엄. / AP 뉴시스

발롱도르(Ballon d’or·황금 공이란 뜻의 프랑스어)는 한 시즌 최고 활약을 펼친 축구 선수에게 수여되는 영광스러운 상이다.

프랑스 매체 프랑스풋볼이 각국 대표팀 감독과 주장, 기자단 투표를 거쳐 선정해 ‘전 세계 축구 MVP’의 위상을 지닌다. 2022년부터는 한 해 동안 성과가 아닌 한 시즌에 대한 성과로 상을 수여한다. 2024 발롱도르는 2023-2024시즌 성과로 판단하는 것이다.

최근 발롱도르 수상자 목록을 보면 중복되는 이름이 많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는 2009~2012, 2015, 2019, 2021, 2023년 8차례나 이 상을 받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도 2008, 2013~2014, 2016~2017년 발롱도르의 주인공이 됐다. 2008년부터 작년까지 16년 동안 메시가 8회, 호날두가 5회 상을 탄 것이다.

나머지 두 번은 루카 모드리치(크로아티아·2018년)와 카림 벤제마(프랑스·2022년)의 차지였다. 2020년 발롱도르는 코로나 여파로 열리지 않았다. 만약 시상식이 열렸다면 그해 47골을 터뜨리며 바이에른 뮌헨의 ‘트레블(분데스리가, DFB포칼,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스트라이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폴란드)의 수상이 유력했다.

리오넬 메시는 발롱도르를 8차례 수상했다. 왼쪽 위부터 2009, 2010, 2011, 2012, 2015, 2019, 2021, 2023년 수상 모습. / 조선일보DB

이 명단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다. 모두 80년대생이다.

호날두와 모드리치가 85년생, 메시와 벤제마가 87년생이다. 2020 발롱도르가 열렸다면 받았을 가능성이 큰 레반도프스키도 88년생이다. 2007년 수상자인 82년생 카카(브라질)까지 포함하면 17년간 80년대생이 발롱도르를 가져갔다(2006년 수상자는 73년생 파비오 칸나바로).

놀라운 사실은 아직도 90년대생은 발롱도르의 주인공이 되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현재 90년생이 축구 인생에서 황혼기에 접어드는 서른 네 살인 것을 감안하면 의아하기까지 한 현상이다.

그동안 발롱도르 문턱까지 간 90년대생 후보들은 제법 있었다. 발롱도르 투표에서 각각 두 차례 3위를 한 네이마르(브라질)는 92년생, 앙투안 그리즈만(프랑스)은 91년생이다. 2019년 2위 버질 판 다이크(네덜란드)도 91년생. 2022년 2위 사디오 마네(세네갈)가 92년생, 3위 케빈 데브라위너(벨기에)가 91년생이다.

이러다 90년대생은 한 번도 발롱도르를 차지하지 못하고 곧바로 2000년대생으로 넘어갈 상황이다. 작년 발롱도르만 해도 메시가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지만, 엘링 홀란(노르웨이)도 그에 못지 않은 놀라운 시즌을 보냈다.

맨체스터 시티의 엘링 홀란은 이번 시즌엔 지난 시즌의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 AP 뉴시스

홀란은 지난 시즌 맨시티 소속으로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트레블(프리미어리그, FA컵,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메시의 위대한 업적인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을 넘진 못했다. 아쉽게 발롱도르 2위를 한 홀란은 2000년생이라 길었던 ‘메날두’ 시대를 지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많았다.

올해 발롱도르 레이스는 어떨까. 축구전문매체 골닷컴이 22일 업데이트한 2023-2024시즌 발롱도르 파워랭킹에서 1위를 달리는 선수는 2003년생이다. 바로 레알 마드리드의 스타 미드필더 주드 벨링엄(잉글랜드).

올 시즌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자마자 전방위적인 활약을 펼치며 라 리가 득점 2위(17골)에 올라있다. 만능 미드필더로 득점력까지 만개한 그는 지난 22일 바르셀로나와 라이벌전인 ‘엘 클라시코’에서 후반 46분 극적인 결승골을 뽑아내며 팀에 3대2 승리를 안겼다.

레알 마드리드의 올 시즌 라 리가 우승이 유력한 상황에서 챔피언스리그 정상까지 차지한다면 벨링엄의 수상 가능성이 크다. 레알 마드리드는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라 바이에른 뮌헨과 일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파워랭킹 2·3위는 90년대생의 자존심을 지킬 선수들. 2위 98년생 킬리안 음바페(프랑스)와 3위 93년생 해리 케인(잉글랜드) 역시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과 바이에른 뮌헨이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라 있어 대회 결과에 따라 발롱도르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이 셋은 유로 2024도 앞두고 있어 이 대회 성패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유럽축구선수권인 유로는 월드컵 다음 위상을 지닌 빅 이벤트다.

반면 작년 발롱도르 2위 홀란은 최근 득점력이 떨어지며 파워랭킹 7위까지 하락했다. 소속팀 맨시티가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탈락해 올해 발롱도르 수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홀란과 2000년생 동갑내기이며 맨시티 동료인 공격수 필 포든이 파워랭킹 4위를 달린다. 미국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하며 축구 본토에서 멀어진 메시는 20위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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