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국힘, 소 살려 주니 그 소팔아 투전판 가는 꼴"

"윤재옥 원내대표가 또 비대위원장 지정"
"'용산 지시' 복종하지 않을 거라 누가 믿나"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매 맞은 소 쓰러지면 밭은 누가 갈고 농사는 어떻게 짓느냐'고 읍소해서 살려줬더니, 그 소 팔아 투전판으로 가겠다는 꼴"이라며 자당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월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의원은 23일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한동훈 비대위를 세울 때 중진회의, 의원총회, 원로회의 모두 반대 목소리가 나왔는데도 용산 지시에 따라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강행했다"면서 "같은 원내대표가 또 비대위원장을 지정하겠다고 하는데, 용산의 지시에 복종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믿겠느냐"고 했다.

그는 "아무리 화장실 갈 때 맘과 나올 때 맘이 다르다고 하지만 선거 전에 했던 약속을 이렇게 헌신짝 버리듯 내팽개칠 수 있느냐"며 "이러니 범죄자가 장악한 정당에도 매번 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지금 낙선자들이 다음 선거에서 당선돼야 한다"며 "그래서 우리 당이 가장 중요하게 들어야 하는 목소리는 연판장 당선자의 정신승리나 '오늘은 축하하는 자리'라는 X소리가 아니라 낙선자들의 처절한 혁신 요구"라고 강조했다.

또 "낙선자들의 혁신 요구를 외면하는 것은 당보다는 권력을 따르겠다는 사익추구행위다. 아무리 공불승사(公不勝私)라고 하지만 이건 최소한의 책임도 버리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국민의힘은 총선 참패 이후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끝내고 새 비대위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갈짓자 행보를 이어오다가 이날 중진 간담회를 열고 차기 비상대책위원회 성격을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임시 기구(관리형 비대위)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총선에서 낙선자들은 당 지도부의 위기의식이 부족하다며 '혁신형 비대위'를 주장하고 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