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날' 행사 찾은 유인촌 "독서진흥 예산 다시 회복할 것"(종합)

이은정 2024. 4. 2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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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작품 '맥베스' 1막 7장을 읽어 내려가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왁자지껄하던 객석은 연극을 보러 온 관객처럼 숨을 죽였다.

23일 '세계 책의 날'을 맞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라운지 기념행사에 참석한 유 장관이 배우 황정민과 함께 단상 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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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세계 책의 날' 기념 행사 참석…배우 황정민과 '맥베스' 낭독회도 진행
출판노조, 노동환경 개선 촉구하며 면담 요청…유 장관 "일정 논의해 만나자"
유인촌 장관과 황정민의 '맥베스' 낭독회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세계 책의 날' 기념식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배우 황정민이 셰익스피어의 작품 '맥베스'를 함께 낭독하고 있다. 2024.4.23 jin90@yna.co.kr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내 앞을 막았으니 걸려 넘어지든지 아니면 뛰어넘어야 할 장애물이 되겠구나. 별들이여, 그 빛을 감추어라!"

셰익스피어의 작품 '맥베스' 1막 7장을 읽어 내려가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왁자지껄하던 객석은 연극을 보러 온 관객처럼 숨을 죽였다.

23일 '세계 책의 날'을 맞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라운지 기념행사에 참석한 유 장관이 배우 황정민과 함께 단상 위에 올랐다.

먼저 낭독을 시작한 황정민은 스코틀랜드 장군 맥베스가 왕을 살해하러 가기 전 고뇌하는 방백이 담긴 2막 1장을 골랐다.

연극 무대에 오른 듯 몰입한 황정민의 격정적인 목소리가 적막을 깨고 울려 퍼졌고, 좌석에 앉아있던 몇몇 관객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귀를 기울였다. 마지막 대사와 함께 황정민이 고개를 숙이자, 곳곳에서 감탄 소리가 흘러나왔다.

다음 낭독을 맡은 유 장관은 "제가 먼저 읽었어야 했다"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대본을 들여다보며 감정을 잡았다.

'햄릿'의 주역으로 무대를 누렸던 배우 시절로 돌아간 듯 내공이 묻어나는 목소리 연기에 또 한 번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셰익스피어 '맥베스' 낭독하는 유인촌 장관과 황정민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세계 책의 날' 기념식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배우 황정민이 셰익스피어의 작품 '맥베스'를 함께 낭독하고 있다. 2024.4.23 jin90@yna.co.kr

이번 낭독회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책과 독서의 중요성을 되새기자는 취지로 기획된 '세계 책의 날' 독서 문화행사 중 일부로 준비됐다.

정부와 공공기관, 출판계, 문학계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낭독회를 비롯한 책 선물 행사, 북토크 등이 진행됐다.

유 장관은 "특히 성인이 되고 난 후부터 사람들은 같은 일을 비슷하게 하다가 세상을 떠나게 되는데, 살면서 직접 경험해보지 못 한 수없이 넓고, 깊은 세상을 만나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오직 책뿐"이라고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다른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예술이 있겠지만, 책은 읽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마음껏 상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범위가 훨씬 넓다"고 말했다.

독서 진흥을 위해 힘쓰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유 장관은 "독서율은 정부가 아무리 올리라고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라며 "결국 좋은 책이 읽히는데, 좋은 책이 판매, 유통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리해주는 게 정부가 나서서 할 일"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예산이 많이 삭감됐기 때문에 주어진 한계 안에서 어떻게든지 최선을 다해서 올해를 잘 넘기려고 하고 있다. 지금이 내년 살림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인데, 예산을 회복해서 확실하게 다시 (여러 지원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행사 시작에 앞서 출판노동조합협의회가 노동 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팻말 시위'를 벌이자 유 장관이 이들을 찾아가 대화하기도 했다.

안명희 출판노조협의회 의장은 "출판 노동자들의 환경은 너무 열악한 상황"이라며 "표준계약서 문제와 함께 세종도서 선정 시 임금체불 출판사를 제외하는 것 외에 다른 조건이 강화돼야 한다. 출판문화산업진흥법 개정과 예술인권리보장법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싶다"고 유 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유 장관은 출판 근로자가 출판사가 아닌 정부와 논의할 부분이 있다면 "일정을 잡고 만나자"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15년 전에도 문체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면 진정성을 갖고 얘기를 했다"며 "실무자들과 의논하겠다, 약속은 내가 한다"고 말했다.

출판노조와 인사하는 유인촌 장관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세계 책의 날' 기념식에서 유인촌 장관이 기습 시위를 하는 출판노조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4.4.23 jin90@yna.co.kr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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