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서 진짜 큰 전쟁 일어나나…발발땐 3차대전 유력한 이유 [남기현의 해설]

남기현 기자(hyun@mk.co.kr) 2024. 4. 2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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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라파 작전개시 임박
이란과 추가 교전 가능성도 여전
국가간 전쟁땐 사실상 5차 중동전쟁
과거 4차례 전쟁땐 美·소련 참전 안해
지금은 미·중·러 군사충돌 가능성 높아
5차 중동전쟁땐 3차 대전 비화 우려
가자에서 작전 수행중인 이스라엘군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이란이 상호 본토에 대한 공격을 한차례씩 주고 받았다. 이런 가운데 하마스 최후 보루인 라파에 대해 이스라엘이 본격적인 지상전을 펼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이스라엘·이란의 추가 교전 여부와 라파 지상전. 이 두가지는 이번 전쟁이 5차 중동전쟁으로 확대될지를 결정짓는 핵심 열쇠로 손꼽힌다.

물론 이 외에도 요르단강 서안과 이스라엘 북부 국경에서의 돌발 상황 등 곳곳에 암초가 존재한다. 특히 요르단강 서안은 ‘성서의 도시’ 예루살렘이 위치한 곳이다.

만일 5차 중동전쟁이 일어난다면 이는 곧 세계 3차 대전을 의미하게 될 것이다. 과거 4차례 중동전쟁과는 차원이 다른 역학구도와 힘의 충돌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1~4차 중동전쟁은 어디까지나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간 전쟁이었다. 미국과 러시아(당시 소련)가 관여되긴 했지만 전쟁에 직접 참여하진 않았다.

이스라엘 건국 직후인 1948년 5월15일 발생한 1차 중동전쟁은 이스라엘의 건국을 저지하려는 아랍 국가들이 주도했다. 이집트와 요르단, 이라크, 사우디, 시리아, 레바논, 예맨 등이다.

2차 중동전쟁(1956년)은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영국·프랑스에 대해 수에즈 운하 통행 금지 조치를 내린 것이 시발점이다. 따라서 전쟁 역시 이 4개국에 국한됐다.

6일 전쟁으로 불리우는 3차 중동전쟁(1967년)은 이스라엘과 아랍 6개국간 전면전이었다.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 이라크, 시리아, 쿠웨이트 등이다.

3차 중동전쟁(6일 전쟁) 당시 예루살렘에 배치된 이스라엘 군인들. [EPA 연합뉴스]
이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가공할 공군력과 화력을 앞세워 단 6일만에 전쟁을 끝냈다. 이 전쟁으로 이집트는 공군력의 80%가 궤멸됐다.

6일 전쟁은 이스라엘에게 기념비적 사건이었다. 단 6일만에 승리했을 뿐 아니라, 민족적 염원이었던 예루살렘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4차 중동전쟁은 이스라엘의 주요 명절중 하나인 대속죄일(욤키푸르)에 일어났다. 이집트와 시리아가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 공격을 주도했다. 사우디 요르단 모로코 알제리 리비아 등도 참전했다.

총 4차례에 걸쳐 중동전쟁이 일어나는 동안, 당시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 소련은 어떤 입장을 취했을까.

두 나라는 각각 이스라엘·아랍국에 무기를 제공하고 정치적 지원을 표명했다. 하지만 전쟁에 직접 참여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단순히 이스라엘과 아랍 뿐 아니라 전세계 열강들의 참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 중동 전문가는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이란 등 국가간 전면전이 일어난다는 것은 곧 5차 중동전쟁을 의미한다”며 “이번엔 과거와 달리 미국과 중국, 러시아, 튀르키예 등 최강국들간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의 항모 전단이 지중해와 홍해에서 출동 대기 중이고,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시리아엔 러시아군이 주둔하고 있다. 이란은 중국과 초유의 동맹을 맺은 상황”이라며 “5차 중동전쟁이 일어난다면 세계 3차대전으로 비화될 수밖에 없는 역학구도가 지금 중동에서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지난 2015년 사상 처음 중동(시리아)에 군대를 주둔시켰다. 당시 이슬람국가(IS) 등 반군들이 시리아 정부를 위협하고 있었다. 위기에 처한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돕는다는 것이 러시아군의 주둔 명분이었다.

이후 러시아는 지금까지 무려 9년째 시리아 기지를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 해군의 미사일 순양함 ‘모스크바’ [AFP 뉴스1]
시리아 흐메이밈엔 공군, 타르투스항엔 해군 기지를 만들었다. 러시아군은 각종 무기와 군사 장비를 별도의 허가절차 없이 시리아로 반입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이스라엘의 최대 적국인 이란 역시 러시아·중국과 관계가 더욱 밀접해지고 있다.

이란은 지난 2021년 3월 ‘전면 협력 협정’을 맺었다. 이에 따라 25년간 중국은 이란으로부터 원유를 안정적으로 공급 받는다. 중국은 그 대가로 이란에 4000억달러 투자를 한다.

지난해엔 양국 국가원수가 만나 정치·군사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합동 군사훈련과 대테러 분야 협력을 공고히 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언제든 중동 전쟁에 개입할 수 있는 길이 이란을 통해 열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과 러시아, 이란간 3국 군사 협력도 눈에 띄게 강화되는 추세다.

지난 2019년 12월 중-러-이란 3국 합동 해상훈련 [EPA 연합뉴스]
중국과 러시아는 서방 진영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항해 ‘상하이협력기구’(SCO)를 만들었다. 여기에 이란도 참여했다. 최근엔 3개국 합동 군사훈련이 정례화됐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과 걸프만에서 실시되는 군사훈련이 미국과 이스라엘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은 하마스 최후 보루인 라파에 대해 조만간 지상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1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불행히도 하마스는 모든 인질 석방 제안을 거절했다”며 “우리는 하마스를 고통스럽게 타격할 것이다. 곧 그렇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며칠 안에 우리는 하마스를 군사적, 정치적으로 압박할 것이다. 그것만이 인질 구출과 승리 쟁취를 위한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날 남부사령부의 전투 계획을 승인했다.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의 피란민 텐트촌.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은 라파에 하마스 지도부와 잔당이 은신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전쟁을 끝내기 위해 라파 지상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라파 지상전은 일단 이스라엘 최대 명절인 유월절(4월22일∼30일) 이후로 관측된다.

반면 미국과 유럽 등 국제사회는 엄청난 인명피해가 예상된다며 이스라엘을 말리고 있다. 라파엔 현재 약 140만명의 가자 피란민이 거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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