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0년] 잊을 수 없는 얼굴…세월호 엄마들의 꽃누름

서진석 기자 2024. 4. 2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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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10년이 지나도 잊지 못하는 얼굴을 꽃과 풀로 되살려낸 엄마들이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자녀를 잃은 유가족들인데요.


애틋한 그리움과 사연들을 꾹꾹 눌러 담아 완성한 아이들의 얼굴, 서진석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밥 그릇을 가득 채운 꽃잎들.


"밥은 먹었니".


날마다 묻던, 그 흔한 안부를 물을 수 없기에, 꽃을 누르며 엄마의 마음을 건네봅니다.


"전화로 하든, 인사를 하든 '밥 먹었어?' 이야기하잖아요. 그게 인사인 거예요. '잘 있었어? 오늘은 어땠어?'"


2014년 4월 16일, 수학여행을 갔다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이, 꽃으로라도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세월호 엄마들의 꽃누름 동아리, '꽃마중'의 10년이 담긴 전시입니다.


희생자 부모 100여 명이 직접 아이들 171명의 초상화를 꽃과 풀로 그려낸 겁니다.


춤추는 아이를 그려내거나, 아들과 함께 가고 싶은 펜션을 꽃과 풀로 만들어냈습니다.


호텔 쉐프가 꿈이었던 아들과, 카메라 감독이 되고 싶던 딸도 꽃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고 김관홍 잠수사 등 세월호와 함께 했던 모든 이들을 추모하고, 잊지 않겠다는 마음도 담겼습니다.


인간과 그림자를 꽃과 풀잎으로 표현한 작품, '화인'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뒤흔듭니다.


인터뷰: 이지연 / 꽃누름 동아리 '꽃마중'

"시장 가서 꽃을 사다가 말리고 미리 준비를 다 한 다음에 서로 의논하면서 완성을 해 나가는 식이고 마음 편하게 서로의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서로 웃을 수 있고 서로 일상을 무사히 지낼 수 있고…."


진상 규명을 외치며 삭발을 하고 농성을 하던 엄마들은, 꽃으로 스스로를 그려보며, 엄마가 아닌, 개인으로서의 자신을 되돌아 보게 됐습니다.


무채색에 절망만 가득 했던 색감은 분홍과 주황, 하양 등 밝은색으로 풍성해졌습니다. 


10년이 지나도 그리움은 여전하지만, 꽃으로 다시 태어난 아이들을 보며 하루하루,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인터뷰: 엄소영 / 단원고 2-4 故 최성호 군 엄마

"'시간이 지나면 좀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을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아파요. 더 보고 싶고 더 그립고 계속 그리움이 더 많이 쌓이는 것 같아요. (그래도) 한 명씩 한 명씩 보면서 꽃을 이렇게 올리고 만들고 이렇게 하다 보니까 이게 완성되니까 이 아이가 예쁘지만 더 예뻐 보이는 거예요."


그립고 그리운 아이들을 꽃으로 피워낸 이번 전시는 안산예술의전당 화랑전시관에서 오는 5월 2일까지 열립니다.


EBS뉴스 서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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