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교 고교학점제 2편] 치료 때문에 학교 빠지면 '미이수' 위기?…교육당국 '묵묵부답'

진태희 기자 2024. 4. 2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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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내년부터 전면 도입되는 고교학점제가 특수교육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보는 연속보도 이어갑니다.


고교학점제의 가장 큰 특징은 학점별로 출석과 성적 기준을 채우지 못하면, 졸업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는 건데요.


그런데 장애 학생은 이 기준을 맞추기 쉽지 않고, 대안조차 뚜렷하지 않아 학교 현장이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진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청각장애 특수학교에서 고등학교 담임을 맡은 교사 A씨.


반 학생 중 한 명은 미술 치료를 받느라 이틀에 한 번꼴로 수업을 조퇴합니다.


지금은 전체 수업 일수의 3분의 2만 채우면 큰 문제가 없지만, 고교학점제가 본격 시행되는 내년부터가 걱정입니다.


과목마다 일일이 출석과 성적 기준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졸업마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시청각장애 특수학교 교사 A씨

"(지역에) 전반적인 인프라가 매우 부족해서 원하는 시간대에 치료를 받기가 어려워요. 출석 인정 조퇴를 받고 치료 지원을 받게 돼서 출결 처리를 하고 있는데 출석률을 충족하지 못해서 졸업을 하지 못하거나 출석률 때문에 대학 진학에 어려움이 발생하게 돼요."


고교학점제에서 가장 큰 변화는 대학처럼 '미이수', 일종의 낙제 방식이 도입돼 졸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A 과목 수업 중 3분의 2 이상 출석률을 채우지 못하거나, 학업성취율이 40% 밑으로 떨어지면 미이수에 해당됩니다.


이런 상태가 누적되면, 필수 학점을 채우지 못해 졸업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장애 학생들은 이 기준을 맞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서울교육청 관계자 

"특수교육 대상 학생 경우에는 기저질환이나 이런 것들로 인해서 학교에 출석이 이렇게 불규칙한 친구들이 꽤 있거든요. 그러면 이런 친구들 대부분이 미이수 상태가 되기 때문에…."


대규모 미이수 사태까지 우려되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과목 이수 기준 역시, '장애 정도와 유형에 따라 다르게 적용한다'는 원론적인 답변뿐입니다. 


인터뷰: 교육부 관계자

"졸업이 안 되도록 정책을 펴면 안 되겠죠. 어떻게 해서라도 졸업이 되게끔 저희가 교육을 시켜야죠.(올해) 상반기에 저희가 일단 기본적인 거는 (발표)할 거고 또 부분적으로 보완이 필요하면 추후에라도 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고교학점제 도입을 놓고, 미이수 우려가 제기되는 등 특수 교육계의 혼란은 이미 커졌습니다.


인터뷰: 장은미 위원장 / 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 

"미이수나 이런 부분들도 약간 당분간은 예외로 둘 거야 이렇게 지금 운영을 하고 있잖아요. 근데 무작정 언제까지 예외로 두는 게 아니라 최소한의 기준이나 가이드라인은 교육부에서 굉장히 고민을 해 주셔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전면 시행이 당장 내년으로 다가온 만큼 교육 당국의 명확한 답변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EBS뉴스 진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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