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닮은 왼발’ 이태석의 시간이 시작됐다···일본전 결승골 도움, 올림픽 본선 차출 불투명한 이강인 지울 ‘세트피스 스페셜리스트’로 주목

이정호 기자 2024. 4. 2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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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석이 22일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3차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태석(FC서울)의 존재감이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에서 빛나고 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대표팀은 22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대회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일본에 1-0으로 이겼다. 일본전을 승리한 한국 축구는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도전의 첫 고비를 넘겼다. B조 1위를 확정한 한국은 8강에서 또다른 우승 후보인 개최국 카타르를 피해 비교적 수월한 인도네시아를 상대한다.

조별리그에서 위기도 있었지만, 왼쪽 풀백으로 활약 중인 이태석의 ‘왼발’이 결정적인 순간마다 팀을 구했다. 8강행을 조기 확정한 양팀 모두 선수단의 체력 안배를 위해 로테이션 전력으로 나선 이날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한국은 수비적인 전술로 일본의 매서운 화력을 봉쇄하는데 집중했다.

0-0의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던 후반 30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결승골이 나왔다. 앞선 1·2차전에서 교체로 출전했던 이태석은 이날 처음으로 선발로 나섰고, 코너킥 상황에서 결정적인 도움을 기록했다. 이태석의 왼발에 감긴 공이 공격수와 수비수, 상대 골키퍼까지 엉킨 골문 앞을 지난 먼쪽 포스트쪽을 향해 날았고, 여기에서 기다리던 김민우(뒤셀도르프)가 노마크 헤더로 일본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태석이 22일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3차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상대 선수와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태석은 자신의 왼발로 조별리그에서 3경기 연속 도움을 작성했다. 첫 경기인 아랍에미리트(UAE)전에서는 0-0으로 비겨 대회 첫 스텝이 꼬일 뻔한 한국을 구했다. 후반 추가시간이 4분 지난 시점, 이태석의 코너킥이 이영준(김천)의 타점 높은 헤더에 걸려 골이 됐다. 중국전에서도 1-0으로 앞선 후반 24분 이영준과 다시 합작골을 넣었다. 이영준은 왼 측면에서 깔아 찬 이태석의 크로스를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이태석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주역 중 하나인 이을용 용인시축구센터 총감독의 아들이다. 이을용은 A매치 51경기를 뛴 전천후 미드필더로 정교한 왼발 킥과 패스가 무기였는데, 장남 이태석 역시 그 장기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서울 유스팀 오산고를 졸업한 이태석은 2021년 졸업과 함께 아버지가 현역 시절을 보내면서 감독(대행)까지 지낸 FC서울에 우선지명됐다. 아버지가 뛰었던 자리에서 다부진 몸싸움과 투지, 패스 등으로 경쟁력을 증명하며 첫 시즌부터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아버지의 ‘악바리’ 근성도 닮아 팀 내에서도 훈련량이 많은 선수로 통한다.

FIFA U-17 월드컵 브라질 2019에 선발됐을 당시 이태석의 각오. 대한축구협회 제공



황선홍호에겐 ‘왼발 스페셜리스트’로 떠오른 이태석의 활약이 반갑다. 대회 8강 이후, 대회 3강에 들어 파리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내면, 더 많은 강팀을 상대해야 하는 만큼 역습 상황에서 정확한 패스를 이을 연결고리와 세트피스 상황이 더 중요해진다. 파리 올림픽 기간 차출이 불투명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에 대한 갈증을 지우지 못한 황 감독에겐 훌륭한 플랜B를 확인한 셈이다. 이태석 역시 이강인과 인기 TV 예능 ‘날아라 슛돌이’에 함께 출연한 동기로 유명세를 탔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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