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의 e스토리] '마법의 봄' 주인공 엄티, 노력하는 사람을 위한 이야기

박상진 2024. 4. 23.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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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팬이라면, 2024년의 봄은 마법과도 같은 계절이었다. LCK 최초로 네 스플릿 연속 우승팀과 선수가 탄생했고, 2위부터 10위까지 우승만 빼고 다 해본 선수가 우승을 차지했다. 

바다 건너 LCS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승과는 거리가 먼 선수라고 생각됐던 '엄티' 엄성현이 북미 팀리퀴드 이적 후 커리어 첫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시절에는 상상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항상 하위권에서 팀의 중심 역할을 했던 엄티는 올해 북미로 진출했고, 드디어 우승을 차지하며 생애 첫 국제대회인 MSI 진출까지 앞두고 있다. 긴 고생 끝에 드디어 꿈을 이룬 사람의 올해 봄은 어땠을까.

이번 시즌을 앞두고 북미 LCS로 진출해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죠. 소감이 남다를 거 같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믿기지 않았는데, 이제는 좀 진정이 되는 거 같아요. 당시만 해도 '드디어 내가 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눈앞에 MSI가 다가오니까 아직 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 거죠. 다시 대회를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다시 머리가 차가워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젠지 e스포츠와 T1의 LCK 결승전 경기를 보면서 제대로 대회를 준비하겠다는 다짐도 생겼죠. 그래도 가끔씩은 기분이 왔다 갔다 해요. 밥을 먹는데 지금 상황이 현실인지 아직 믿기지 않는 거 같아요.

북미에서도 고생을 많이 했나 봅니다
고생 많이 했죠. 이제서야 느끼는 점인데, 우승하는 팀은 화목한 팀이 아니더라고요. 서로 자기 말이 맞다고 싸우는 팀이 결국 우승하는 팀이라는 걸 체험했습니다. 게임에 관해서 물러남 없이 자신이 맞다는 걸 주장하고, 그 와중에서 최선의 길을 찾아내서 리그 우승까지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작년 시즌을 마친 직후까지 자신의 커리어에 우승을 더할 거라고는 생각하긴 힘들긴 했죠
처음 팀에 합류했을 때에는 높은 단계까지 올라갈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열심히 하면 2위나 3위까지는 가능할 거로 생각했는데, 시즌 전 평가는 5위였죠. 로스터를 보니 문제가 많다는 평가였거든요. 정글은 한국에서 온 엄티인데 LCK에서도 특출나지 않았고, 미드는 투 챔피언 라이너에 원거리 딜러는 신인이라 평가하기 애매한 데다가, 서포터인 코어장전은 기량에 문제가 있다는 평가였어요. 그걸 보고 우리 팀이 굉장히 저평가 되었다는 걸 알게 됐지만, 그만큼 팀원들의 마음은 편했던 거 같아요. 큰 기대가 없으니 우리의 플레이만 보이면 됐으니까요. 그래서 스프링 스플릿 결과를 보고도 마음이 편했어요. 거기서부터 잘 하면 됐으니까요. 이제부터 사람들의 평가를 뒤집어 주겠다는 각오였습니다.

브리온 시절에도 플레이오프 진출 경험이 있지만, 북미에서도 새로운 도전을 한 첫 스플릿에서 한고비를 넘겼다는 점도 의미 있을 듯합니다
새로운 도전을 한 첫 단계에서 의미있는 중간 지점까지 왔다는 게 힘이 됐어요. 저는 한 팀에서 오래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러면 사람의 성장이 멈춥니다. 그래서 2022년 시즌이 끝나고 도전을 시도했는데, 당시에는 잘 풀리지 않았어요. 그래도 저는 더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에 올해 다시 북미 진출에 도전했죠. 정말 최정상에 있는 선수가 아니고, 자신이 정체됐다는 느낌을 받으면 주변 환경에 변화를 주는 것도 좋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이러한 변화가 스스로에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이런 변화에서 더 열심히 하게 됐고요. 

그렇다면 팀 리퀴드와는 어떻게 연이 닿았을까요
2022년 시즌이 끝나고도 한 번 이야기를 나눴던 팀이 팀 리퀴드죠. 이미 한 번 이야기를 나눈 팀이고, 서로의 생각이 맞아서 북미 진출 자체는 큰 문제 없이 진행됐어요. 게다가 미리 테스트를 한 번 봤던 팀이라 올해는 별도 테스트 없이 팀에 합류해서 팀 적응도 빠르게 할 수 있었죠.

이전부터 러브콜을 보냈던 팀이면 본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고 볼 수 있는데,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지
많이 알려졌지만, 북미 지역 팀은 한국 팀과 다른 부분이 좀 있어요. 팀 연습 시간만큼 개인의 시간도 지켜주는 분위기 거든요. 연습 시간이 끝나면 집으로 퇴근하는 선수도 있는데, 팀 리퀴드는 성적을 위해 한국 연습 시스템을 가져온 팀이라는 점이 달랐어요. 한국처럼 팀 연습이 끝난 후에도 밤까지 같은 공간에서 개인 연습을 이어가는 거죠. 그런 점이 저하고 맞아서 결국 영입을 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서포터인 코어장전과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하다는 점도 가산점이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경기 운영에 있어 서포터와 정글 두 명의 방식도 잘 맞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탑과 미드, 바텀 선수들은 각자 라인에 집중하고 그 상황에서 전체적인 판을 읽어줘야 하는 게 나머지 두 포지션이거든요. 코어장전과 엄티는 어떤 점에서 잘 맞는 선수였을까요
코어장전은 구도의 한계를 넘고 싶어 하는 서포터에요. 상대 라인을 어떻게 하면 더 괴롭히고 힘들게 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선수거든요.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저도 비슷한 성향으로 경기를 운영하고요. 덕분에 서로 보는 방향은 같은데 정도의 차이만 있다 보니까 서로 운영에 관해서 의견 충돌이 있던 적은 없었어요. (조)용인이 형하고 이야기하면 서로가 운영에서 어떤 점을 바라는 지 바로 알 수 있거든요. 아마 용인이 형이 머리가 좋아서 제 생각을 잘 이해해 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브리온 시절 감독이었던 최우범 감독이 인터뷰나 다른 자리에서 엄티에 관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하셨던 거로 기억하는데, 북미에 가면서 조언도 해주었을 거 같습니다
최우범 감독님이 밖에서는 저에게 감사하다고 하시는데, 평소에는 저한테 장난만 치세요. 북미 진출이 확정되고 나서는 가서 사진 많이 보내달라고 하시더니, 사진을 보고는 날씨 정말 부럽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리그 중간에는 저에게 '잘하는 거 보니 좋아 보인다~' 같은 이야기를 하시죠. 아마 당시가 브리온도 고전하던 시기였는데, 저한테 의견도 물어보시고 반대로 제가 고민인 부분이 있으면 듣고 조언도 해주셨죠. 멀리 있는 거 같은데, 막상 그렇지 않은 느낌이었어요. 저에게는 한국에서 좋은 감독님이자, 북미에서는 고향에 있는 큰 형 같은 분이죠.

진에어 시절부터 브리온까지, 엄티는 녹색과 가까운 선수였죠. 하지만 북미 진출로 처음 파란색 유니폼을 입게 됐습니다
다른 팀에 왔다는 느낌을 받은 게 유니폼을 받고 나서였어요. 당연히 저는 녹색을 입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파란색 유니폼을 받으니까 기분이 또 다르더라고요. 원래 저는 파란색을 좋아했어요. 녹색도 좋아했고요. 제가 좋아하는 색의 팀에서 활동하는 거라 기분은 좋았습니다.
 

서울에서 LA까지 장거리 비행도 아마 처음이라고 들었던 거 같은데, 미국행 비행기에 탔을 때 기분은 어땠나요
공항까지 가족들과 같이 왔는데, 헤어지려고 하니 슬픈 기분이 들었죠. 하지만 막상 비행기를 타니까 '여기서 12시간이나 있어야 해?'하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다음부터는 무조건 비즈니스를 타야겠다는 생각뿐이었죠. 7시간 비행 경험이 있긴 했는데 어렸던 시절이었고, 그때는 재미있었던 기억밖에 없는데 이번에는 정말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돌아올 때에는 비즈니스로 와야겠다고 다짐했는데, 비행기편 가격을 보니 지갑보다 몸이 아픈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이코노미 석을 타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이번 LCK 결승전에 갔는데 4세트 2대 2 동점에서 같이 경기를 보러 간 연이 5세트 승패로 북미행 비즈니스 석 내기를 하자고 하더라고요. 저는 T1이 이길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저는 제 느낌을 절대 안 믿어서 젠지 승리에 걸었고 연은 T1 승리에 걸었죠. 밴픽 끝나고 나서 머릿속으로 비용 계산을 시작할 정도로 T1의 밴픽이 좋았는데, 중반 이후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연의 얼굴을 바라보니까 굉장히 생각이 많은 표정이더라고요. MSI가 열리는 중국에서 LA로 돌아가는 비행기 편 업그레이드를 하는 거로 했는데 너무 부담을 주는 게 아닐까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선수 생활 처음으로 북미 리그에 참가하면서 한국과 다른 점도 느꼈을 거 같습니다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경기 수가 적다는 점이었죠. 한국은 2선승제로 일주일에 두 번 경기를 하는데, 북미는 단판제로 두 번 경기를 하거든요. 연습 환경도 차이를 느꼈던 선수들의 이야기도 있는데, 우리 팀은 아예 한국 연습 방식으로 가서 연습이 끝나도 의견을 공유하고 이후 개인 연습도 같이했죠. 그래도 언어는 영어를 쓰면서 소통하려고 노력했고, 다양한 노력이 모여서 우승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낸 거 같아요. 이런 점에서 팀 단장님과 감독님의 역할도 컸다고 생각해요.

다만 한국식 연습 방식을 도입한 것에 비해 정규 경기 일정의 성적이 생각처럼 잘 나오지는 않았네요
저희도 고민이었던 부분이었어요. 분명 연습 경기에서는 결과가 정말 좋았거든요. 세 판을 하면 두 판은 이길 정도였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 거에요. 뭘 해도 잘 통하니까 대회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은 거죠. 우리에게 맞는 전략이 무엇이고, 어떻게 강화해야 하는지를 정해야 하는데 다른 의미로 맞는 전략을 찾지 못해서 단판제에서 진 경우가 많았어요. 어울리지 않는 전략이면 빠르게 정리해야 하는데 그걸 못 했거든요. 다행히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 지면서 드디어 전략의 갈피를 잡았죠. 2대 3으로 지면서 한 팀과 다섯 번이나 대결한 셈이 됐고, 우리에게 맞는 전략을 드디어 발견했죠. 다전제 경기를 계속 치르면서 드디어 우리도 성장할 수 있었고, 오히려 많은 경기를 치른 것이 도움이 되어 우승까지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 우리가 첫 상대였던 플라이 퀘스트에 3대 0으로 이겼다면 우승을 하지 못할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성장이라는 단어를 듣고 생각했는데, 본인도 성장을 위해 북미에 진출했죠. 스프링을 보내면서 자신의 성장도 느꼈을 거 같아요
브리온에서는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오더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북미에서는 코어장전이 후반 오더를 맡아주거든요. 그리고 저와 코어장전이 이야기를 하면 임팩트가 틀린 부분을 잡아줘요. 두 명의 도움이 있으니까 제가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것에 두려움이 사라졌어요. 팀에서도 제 초반 판단이 좋다는 걸 인정해 줬거든요. 초반에는 엄티의 이야기대로 경기를 풀어가자고 이야기했을 정도죠. 그리고 레인오버 코치와 임팩트가 제 교전 방식도 많이 고쳐줬어요. 거의 새로운 방법으로 바꿨을 정도였죠. 이런 분위기에서 저도 정체를 벗어나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팀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입니다.
 

북미 리그로 간 후 어떤 이야기를 들었을까요
레인오버 코치나 임팩트는 제게 '항상 네가 먼저 나서서 해결하려 한다. 게임의 상황을 너무 갑갑해한다'는 이야기를 했죠. 흔히 말하는 서로 간을 보는 상황을 참지 못했던 거죠.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제 성격도 제가 먼저 나서서 해결하려는 편이거든요. 예전 브리온 시절 동료였던 딜라이트와 비슷한 성격인데, '판을 엎어도 내가 엎는다'는 성격인 거죠. 그런데 경기 중에서는 제가 마지막까지 버티고 이후 상황을 봐야 하는 일도 많아요. 북미에 가서는 제가 어느 상황에서 참아야 하는지에 관해서 많은 조언과 도움을 받았고, 저 스스로도 성장했다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한국에서의 선수 생활도 길었는데, 북미에서 성장할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진에어나 브리온 시절에는 제가 저의 상황을 보는 동시에 팀의 상황도 봐야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제가 그런 역할을 해야 했고, 팀에서도 그 역할을 기대했으니까요. 온전히 제 상황에 집중하기 쉽지 않았는데, 북미에 오니까 아무도 저를 안 믿는 거예요. 다른 말로 제가 제 플레이에만 집중해도 되는 상황이 온 거고, 플레이 안에서도 저보다 경력이 한참 많은 월드 챔피언십 우승 경험자가 경기를 이끌어 가기도 했죠. 제가 저한테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경기력이 100이었다면, 지금은 150에서 200까지 올라갔다고 생각하고요.

리그 우승자의 위치에서 보는 LCK 결승도 다른 기분이었을 듯합니다
2018년 스프링 결승을 한 번 보러 간 적이 있었어요. 부산에서 했던 결승인데, 그걸 보고 제가 정말 충격을 받았죠. '왜 나는 저런 무대에 오를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었죠. 이후에는 결승전에 못 가겠더라고요. 저와는 다른 세계 같았죠. 그리고 올해는 LCS에서 우승을 하고 다시 LCK 결승을 보러 가서 마음 편하게 보고 왔어요. 다만 이제 젠지와 T1이라는 팀을 국제 무대에서 만나야 하니까 선수들의 플레이에 조금 더 집중하고, 어떻게 해야 만났을 때 승리할 수 있을지에 관해 고민을 하며 경기를 봤죠.

그리고 인생 첫 국제대회인 MSI를 치르러 중국으로 가야 합니다. 이 기분도 남다를 듯하네요
긴장과는 다른 전율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요. 완전히 새로운 무대에 가는 거고,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제가 더 배울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이 더 기대되고요. 그리고 제가 2016년 중국 3부 리그에서 활동한 적이 있는데, 청두에서 생활했거든요. 마침 이번 대회가 청두에서 열리는 걸 보고 이것도 인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소속팀 대표가 저를 잘 챙겨줬는데, 한국에 오고 나서 연락이 끊겼었습니다. 이번에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만나고 싶어요.
 

본인의 선수 생활에 있어 리그 우승이나 MSI 진출은 지나가는 관문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올해의 최종 목표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리그에 적응해서 제 경기력을 더 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아까 한국에 비해 지금 실력이 150에서 200이라고 했는데, 저는 300이나 400까지 끌어올리고 싶거든요. 레인오버 코치도, 다른 팀원들도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을 많이 해주기에 저는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MSI를 너머 서머 스플릿에 더 큰 기대와 노력을 하려고요. 목표가 커진 만큼 욕심도 커진 거 같습니다. 이런 위대한 선수들 사이에서 성장하지 못한다는 게 정말 아쉽잖아요.

지금의 성장은 과거 본인이 긴 시간 쌓아온 고난의 시간과 경험이 바탕이 됐다고 볼 수 있죠. 마침 같은 에이전시 소속이었던 기인도 긴 시간의 아쉬움을 떨치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꿈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 봄이 된 듯합니다
저도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고,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많을 거로 생각합니다. 벽을 뚫기 위해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의지가 꺾이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죠. 저도 브리온에서 최우범 감독님에게 모든 것을 저 혼자 해결하려고 하지 말라는 조언을 들었어요. 모든 것이 제 잘못이라는 자책은 안 해도 된다는 이야기였고, 거기서 저도 인간적으로 나아질 수 있던 계기라고 생각하거든요. 스스로의 잘못을 느끼고 고쳐야 나아갈 수 있지만, 거기에 매몰되어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나 북미에서나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팬들도 기뻐하고 있을 거 같습니다. 앞으로도 지켜봐 줄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하면서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한국에서도, 심지어 미국까지 와서 응원해 준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돌아와서는 갑자기 저를 보고 우승 축하한다고 눈물을 보이신 분도 있었어요. 그 모습을 보니까 이전에 더 잘했어야 한다는 생각과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같이 들었습니다. 어디서나 항상 응원해 주셔셔 감사하고, 한국에 있는 시기보다 많이 보지 못해 아쉽다는 생각 역시 하고 있죠. 그래서 서머 스플릿까지 잘 치른 다음에 한국에서 여러분을 만날 기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때까지 다들 건강히 지내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박상진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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