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주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운동할 공간을 찾았다
입지 않아 짱짱한 운동복을 꺼냈다. 간만에 운동화도 신었다. 이제 준비 완료. 운동을 위해 집을 나섰다. 요즘 조금만 걸어도 벅찼다. 그러다 보니, 움직이기 싫은 거다. 걸어도 걸어도 즐거워, 과연 한계가 어딜까 싶던 때도 분명 있었건만.
오늘은 다르다. 집 근처에 생긴 마포 ‘누구나운동센터’에 가기 때문일까. 며칠 전 정식 개관을 한 이곳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려 운동하는 공간이다. 말 그대로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운동을 할 수 있는 곳, 그러니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용기가 생긴다.
센터 문을 열고 들어갔다. 넓은 사물함과 휠체어가 눈에 띄었다. 그 옆에는 걸음 보조기구도 있었다. 휠체어의 용도를 물어보니, 전동휠체어를 타고 온 장애인이 바꿔 타고 운동하는 거란다. 한 바퀴를 둘러보니 꽤 아늑하다. 곳곳마다 휴게공간이 있었다. 벽에는 다치지 않도록 쿠션을 달았다. 일반 운동센터라면 지금의 나에겐 꽤나 부담일 텐데 이곳은 편안하게 느껴졌다.
총 2개 층으로 지하 1층은 성인, 1층은 아동 운동 공간이다. 작업치료사와 특수체육 교사 등이 상주해 건강 상태에 맞춘 운동 설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먼저 내 건강 상태를 작성한 후, 혈압과 인바디 측정을 마쳤다. 다행히 아직 혈압은 높지 않았다. 그래, 운동 시작하기 딱 좋은 때다.
이곳 장점이라면 담당자나 전문가들이 옆에 있어 물어볼 수 있다는 점이다. 담당자는 우선 가장 쉬운 운동을 알려줬다. 대형 디스플레이 워킹 트랙 위를 걷다가 한 발로 뛰었다. 배경이 겨울이나 연못 등 다양하게 구성돼 지루하지 않았다. 밟으면 색깔이 변하면서 재미를 더했다. 이를 마치자 담당자는 모션 인식 트레이닝을 추천했다. 게임에 맞춰 움직이다 보면 다양한 근육을 쓸 수 있어 도움이 된단다. 여러 종류 중에서 나는 스트레칭이 흥미로웠다. 쉽다 해도 집에서는 잘 안 하게 되니까.
러닝머신과 실내자전거도 보였다. “장애인들도 하기 쉽도록 의자나 트랙이 넓거든요”라는 말에 다시 쳐다보니 확실히 등받이나 의자가 넓었다.
근력운동을 키우는 디지털 클라이밍과 늑목사다리도 있었다. 이를 이용해 재활을 위한 운동도 가능하고 게임을 하면서 좌우를 움직이는 활동도 할 수 있었다. 즉 비장애인, 장애인 모두 가능하다는 소리다. 늘 높은 클라이밍을 보면서 엄두를 못 냈는데, 이 정도는 해볼 만하겠다 싶었다. 처음부터 잘 하기 쉬우랴.
위층은 아동 운동 공간이다. 디지털 바닥놀이 공간과 슬라이더 구조물, 디지털 터치놀이 등 소근육 발달에 좋은 기구들이 있다. 아이들도 장애가 있거나 없거나 다치지 않고 가볍게 놀기 좋아 보였다.
나이를 먹으면서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도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게 된다(내 친구는 살기 위해 한다고도 했다). 그렇지만 꾸준하게 하려면 흥미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흥미는 자신에게 알맞을 때 더 발휘된다. 누구나 운동할 수 있듯 내게 맞는 곳을 찾게 돼 다행이었다.
4월 마지막 주(올해는 4월 21일~27일)는 스포츠주간으로 스포츠 의식을 북돋우고 스포츠를 보급하기 위해 지정됐다. 이에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울산광역시에서는 4월 25~28일까지 ‘2024 전국생활체육대축전’이 열린다. 전국 2만여 명이 함께하는 체육 동호인 대회다. 또 17개 시도 지역주민들이 즐기는 종목별 생활체육대회도 각 지역마다 진행된다. 소외계층을 위한 경기관람권 지원도 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국민체육진흥공단 SNS( https://www.instagram.com/p/C57_v1VyQ-S/?img_index=8)를 참고하자.
조용히 개인적으로 스포츠주간에 참여해볼 수도 있다. 국민체력인증센터에서 하는 ‘스포츠활동 인센티브’ 제도와 ‘SNS 이벤트’다. 당스보(당신의 스포츠를 보여주세요)라는 표어에 맞게 운동 인증샷을 SNS에 게재하면 1건당 기부금 1000원을 적립해 소외계층에게 전달한다.
난 스포츠주간 첫날, 이 행사에 동참했다. 운동도 되고 기부도 되며 잘하면 커피까지 마시게 될 기회니까. 마라톤이든 걸음마든 각자에게 맞는 운동 인증샷이 제일 멋져 보이니 신경쓰지 말고 올리자.
올해도 여무는 봄과 함께 스포츠주간이 시작됐다. 솔직히 내 운동 습관이 얼마나 이어질지 장담할 순 없다. 그렇지만 가까이서 맘 편히 운동할 수 있는 곳을 알게 됐다. 흥미도 생겼다. 무엇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할 수 있다니 더 기대된다. 최소한 전과 다르지 않을까 하는 확신은 든다.
스포츠주간, 다이어트든, 건강이든 운동은 누구에게나 필수다. 새해 세운 운동 계획이 무너졌다면, 이번 주간을 계기로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 시작해보면 어떨까.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윤경 otte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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