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안타→국대→주전 2루수…데뷔 첫 ‘2군행’, 거침없던 문현빈이 맞닥뜨린 시련
문현빈(20·한화)은 2023시즌의 시작과 마무리를 1군에서 했다. 중간에 이탈한 적도 없다. 고졸 신인 선수가 정규리그 144경기 가운데 7경기를 제외하곤 꼬박꼬박 그라운드를 밟았다. 지난해 그는 채은성과 함께 한화에서 가장 많은 137경기에 출전했다.
준수한 타격 능력뿐 아니라 팀 사정 탓에 낯선 위치인 중견수로 기용될 때도 흔들리지 않았다. 한화는 상대적으로 빈약한 외야 뎁스를 문현빈을 통해 메웠다. 후반기부턴 정은원 대신 주전 2루수로 뛰었다. 지난해 문현빈은 타율 0.266, 114안타, 5홈런, 49타점, OPS 0.686을 기록했다. 고졸 신인 선수가 입단 첫 해 100안타를 친 건 KBO 역대 7번째 사례다.
문현빈은 시즌 종료 후인 11월 국가대표에 소집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에도 출전했다. 야구 인생의 목표 중 하나였던 태극마크 유니폼을 프로 1년 차에 입었다. APBC 대회에선 처음 해보는 좌익수 수비까지 소화하는 등 국제대회 데뷔전도 무사히 치렀다.
그야말로 쉼 없이 달린 1년. 올 초 만난 문현빈은 “훈련이나 경기에 늘 100%로 임했고, 프로 첫해라 경기가 끝나면 긴장이 풀려 힘들기도 했다”며 “좋은 경험을 많이 했고, 올해는 137경기보다 더 많은 경기를 뛰고 싶다”고 목표를 전했다. 그는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안치홍과 정은원을 밀어내고 주전 2루수를 꿰찼다.
그러나 문현빈은 지난달 23일 잠실 LG와 개막전에서 뼈아픈 실책을 저지르며 새 시즌을 불안하게 시작했다. 2-2 동점이던 4회말 2사 1루에서 신민재의 평범한 타구를 뒤로 흘리고 말았다. 제때 이닝을 끝내지 못한 류현진은 3실점 하며 무너졌다.
그래도 3월 타격 페이스는 좋은 편이었다. 문현빈은 31일 대전 KT전에서 4안타를 몰아치는 등 3월 8경기에서 타율 0.346을 찍었다. 정은원과 최인호가 부진한 여파로 리드오프 임무도 맡았다. 4월 들어 기세가 꺾였다. 득점권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과정에서 멘털적으로 흔들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 2일 대전 롯데전에선 0-1로 뒤진 9회말 무사 만루 때 흔들리던 김원중의 초구 포크볼을 건드려 병살타를 쳤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선수를 감쌌으나 한화는 당일 결정적인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아쉽게 패했다.
문현빈은 6일 고척 키움전에선 6-7로 뒤쫓던 9회초 1사 1루에서 또 한 번 병살타를 기록했다. 한화의 추격은 그대로 끝났고, 당사자의 표정에도 아쉬움이 역력했다. 이후 타격 부진에 빠진 문현빈은 4월 16경기에서 타율 0.173을 기록한 뒤 22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프로 2년 차 문현빈은 짧은 시간 동안 다양한 경험을 쌓아 ‘압축 성장’을 이뤘다. 앞만 보고 달린 탓에 뒤를 돌아볼 여유가 부족했을 수 있다. 그는 프로에서 처음 마주한 시련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까. 먼 길을 가야 하는 스무 살 젊은 선수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 찾아왔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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