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몰래 60% 반등…소리없이 강한 조선주, 강세 예상하는 3가지 이유

김사무엘 기자 2024. 4. 2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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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의 초대형 원유운반선. /사진제공=한화오션

조선업종의 조용한 주가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조선업황 피크아웃(고점 통과) 우려와 더딘 실적 회복 등으로 주가는 한동안 부진했지만 신조선가 상승세 지속, 미중 무역분쟁의 반사수혜, 강달러 기조 등을 감안하면 조선업의 강세는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3일 오전 11시50분 기준 한화오션은 전일 대비 2700원(8.39%) 오른 3만4900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8월 대규모 유상증자 이슈로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고점(2023년 7월12일 4만9900원) 대비 30% 가량 조정 받은 상황이지만 올 들어 주가는 반등세로 돌아섰다. 지난 1월 저점(2만1050원) 대비로는 약 65% 반등했다.

이날 다른 조선사 주가도 전반적으로 강세다. HD한국조선해양은 6% 상승 중이고 HD현대중공업은 4%대, HJ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2~3%대 강세다.

조선주는 2022년 '태조이방원'(태양광, 조선, 이차전지, 방산, 원자력) 테마로 묶이며 증시 주도주로 부상했지만 지난해부터 피크아웃 우려가 불거지면서 주가는 한동안 부침을 거듭했다. 코로나19 펜데믹 기간 늘어난 글로벌 물동량으로 인한 선박 수요 증가와 신조선가 상승, 친환경 선박 수요 등 호재는 많았지만 기대만큼 실적이 뒷받침하지 못한 것도 우려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들어서는 저PBR(주가순자산비율), 반도체, AI(인공지능), 바이오 등이 증시를 주도하면서 조선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멀어졌다.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어닝 쇼크(예상치를 밑도는 실적)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각종 우려에도 불구하고 조선주가 최근 조용히 반등한 것은 여전히 견조한 업황 덕분이다. 클락슨 신조선가 지수는 최근 183.54를 기록하며 전고점인 2008년 189에 근접하고 있다. 지난 3년 간 지수 추이는 △2021년 153.63 △2022년 161.84 △2023년 178.36으로 꾸준한 상승세다.

여전히 견조한 업황이 확인되면서 주가가 조정받은 일부 조선사들은 저평가 매력이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선발 발주가 꾸준히 이어지는 가운데 환경 규제로 인해 선가가 높은 친환경 선박 수요 역시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조선 3사의 주력 선종인 가스선에 대한 글로벌 발주는 견조하며 신조선가 지수는 지속적인 상승 추세"라며 "우려 대비 견조한 수주와 공급자 우위 시장, 점진적으로 강화될 IMO(국제해사기구) 환경규제 등으로 조선업은 3차 슈퍼사이클을 맞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분기 실적 우려에도 흑자 방향성은 유효하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조선 5사(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HD현대미포) 합산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대비 흑자전환한 2520억원이다.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 대비로는 약 9% 하회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은 아직 더딘 회복 단계지만 흑자 방향성은 확인할 것"이라며 조선업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최근 다시 불거진 미중 무역분쟁이 국내 조선업에 반사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지난 18일 주요 조선주들은 일제히 10% 안팎 상승했는데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를 3배 이상 올리겠다는 발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백악관은 지난 3월 무역대표부(USTR)에 제출된 탄원서를 토대로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해 자국 철강과 조선업을 보호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탄원서에는 중국산 선박의 미국 정박시 수수료 부과, 중국 불공정 무역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 조선업 국가들과 협의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중국 산업 전반에 대한 견제 가능성이 부상하면서 한국과 중국 간 경쟁 관계인 조선업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며 "미국의 중국 조선업 제재 실효성에는 고민이 필요하지만 최근 조선업 지표 강세를 감안하면 주가 급등을 과열로 치부할 순 없다"고 밝혔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조선사 실적에는 우호적이다. 선박 수주금액을 달러로 받는 조선사들은 대표적인 원화 약세, 달러 강세 수혜주다.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을 얻을 뿐더러 원자재 결제 부담도 낮아질 수 있다.

이동헌 연구원은 "원자재를 달러로 결제하는 조선업은 원화 약세에 수혜다"라며 "최근 환율 급등은 실적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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