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폭염’ 보도하던 앵커, 더위에 실신…에어컨 소용없었다

지난 18일(현지시각) 인도 국영방송 도어다르샨 서벵골 지부의 여성 앵커 로파무드라 신하가 폭염 관련 뉴스를 전하던 중 더위로 인해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로파무드라 신하 페이스북 갈무리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인도에서 한 뉴스 앵커가 생방송으로 폭염 소식을 전하다가 더위로 인해 기절하는 일이 발생했다.

21일(현지시각) 더 타임스 오브 인디아 등 현지 매체들은 지난 18일 국영방송 도어다르샨 서벵골 지부의 여성 앵커 로파무드라 신하가 폭염 관련 뉴스를 전하던 중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고 보도했다. 이날 서벵골 지역 낮 최고기온은 40도에 육박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각) 인도 국영방송 도어다르샨 서벵골 지부의 여성 앵커 로파무드라 신하가 폭염 관련 뉴스를 전하던 중 더위로 인해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페이스북 갈무리

신하가 다음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14분짜리 영상을 보면, 당시 뉴스를 진행하던 신하가 의식을 잃고 의자에 축 늘어지자 놀란 스태프들이 곧바로 달려왔다. 스태프들이 신하 머리의 열을 확인하고 얼굴에 물을 뿌리는 등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고 이 장면은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다행히 몇 분 뒤 신하는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다.

신하는 당시 상황을 돌이키며 “날씨가 너무 더워 혈압이 떨어졌고 기절하기 전부터 몸이 좋지 않았다”며 “폭염 뉴스를 읽던 중 혈압이 급격히 떨어졌고 시야가 흐릿해지며 프롬프터가 어두워지는 걸 느꼈고, 결국 정신을 잃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각) 인도 국영방송 도어다르샨 서벵골 지부의 여성 앵커 로파무드라 신하가 폭염 관련 뉴스를 전하던 중 더위로 인해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페이스북 갈무리

21년차 베테랑 앵커인 신하는 평소 생방송 중 물을 마시지 않지만, 이날은 꼭 물을 마셔야 할 것 같아 현장 스태프에게 물을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테이블 위에는 물병이 놓여져 있었지만 하필 시각 자료가 별로 없는 뉴스가 많아 물을 마실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 특히 스튜디오 안에 에어컨이 켜져 있긴 했지만 신하는 “날씨가 너무 더워 (켜지 않는 상태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기력을 회복한 신하는 시청자들에게 무더위에 물을 많이 마시고 건강을 챙길 것을 당부했다. 이어 “냉방 기기에 의존하지 말고 더 많은 나무를 심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인도는 4월부터 여름 더위가 시작되는데 현재 인도 기상청(IMD)은 서벵골주, 아루나찰프라데시주 등에 공식적인 폭염 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15일에는 오디샤주에서 올해 첫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다.

고경주 기자 go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