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 70대 백골될 때까지…생계급여 통장에 매달 입금

유영규 기자 2024. 4. 2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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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생활수급비에 의지해 홀로 살다가 숨진 70대 노인이 백골 상태로 발견되기까지 2년 반 동안 제주시가 생계급여와 기초연금을 입금해 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23일) 제주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폐업한 모텔 건물 객실 화장실에서 숨진 지 2년 반 만에 발견된 김 모(70) 씨 계좌로 최근까지 생계급여와 기초연금 등 매달 약 70만 원이 지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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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생활수급비에 의지해 홀로 살다가 숨진 70대 노인이 백골 상태로 발견되기까지 2년 반 동안 제주시가 생계급여와 기초연금을 입금해 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23일) 제주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폐업한 모텔 건물 객실 화장실에서 숨진 지 2년 반 만에 발견된 김 모(70) 씨 계좌로 최근까지 생계급여와 기초연금 등 매달 약 70만 원이 지급됐습니다.

제주시는 상·하반기 2차례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현장·면담 조사를 벌여 공적급여 지급 여부를 결정합니다.

김 씨는 홀로 사는 데다 고령에 거동도 불편해 고독사 위험이 높았지만 2020년 기초생활 수급자 신청을 해 선정되는 과정에서 '고독사 위험 대상자'로 분류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회복지공무원은 2022년 기초생활수급자 지원 사업 안내 등 이유로 김 씨에게 연락했지만 닿지 않자 그가 거주하던 모텔 객실을 여러 차례 방문해 방과 거실을 살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정작 김 씨가 숨져 있던 화장실 문조차 열어보지 않았습니다.

객실 문을 열면 화장실 입구가 가려지는 구조로 돼 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몇 차례나 진행한 현장 확인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대목입니다.

그런데도 제주시는 김 씨 계좌로 최근까지 매달 복지급여를 입금해 그의 통장에는 1천500만 원이 넘는 돈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경찰은 2021년 하반기부터 김 씨 계좌의 돈을 다른 사람이 인출하거나 사용한 정황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게다가 행정 당국은 기초생활보장 제도에 따라 수급자 통장 잔액을 1년에 2차례 금융 조회하는 과정에서 연락이 닿지 않는 고령의 김 씨 계좌 잔액이 매번 늘어나고 아무런 출금 기록이 없는데도 전혀 의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경찰 수사 의뢰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었지만 안일한 일 처리 탓에 수급자 사망 사실을 2년 반이 넘도록 알아채지 못한 셈입니다.

결국 제주시는 이 사건을 계기로 기초생활수급자 중 1인 가구를 대상으로 각 가정을 현장 방문해 거주 실태를 직접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홀로 거주하는 중증 장애인이나 질환을 앓고 있는 세대를 중점 관리 대상으로 점검하고 안부 확인, 생활 실태 점검 등을 지속해 벌인다는 방침입니다.

앞서 지난 15일 제주시 용담동 폐업 모텔 건물 객실 화장실에서 건물을 청소하던 남성이 백골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김 씨가 이 모텔방에서 혼자 오랫동안 살아왔고 모텔이 2021년 상반기 폐업한 이후에도 홀로 지내다가 2년 반 전인 2021년 하반기에 숨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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