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 3위인데 홈런도 4위···건강한 김도영이 보여주기 시작했다. ‘제2의 이종범’이라 하는 이유를[스경x초점]

김은진 기자 2024. 4. 2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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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도영이 지난 21일 광주 NC전에서 시즌 8호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김도영(21·KIA)은 지난해 84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개막 2연전에서 부상을 당해 재활한 뒤 6월말에야 복귀하느라 거의 첫 석 달을 뛰지 못했기 때문이다.

열심히 준비했는데도 부상 때문에 시즌 초반을 놓친 것이 억울했던 김도영은 복귀하자마자 맹타를 휘둘렀다. 규정타석은 채우지 못했지만 103안타를 쳐 타율 0.303을 기록했다. 홈런도 7개를 기록했다. 도루는 25개, 웬만한 풀타임 시즌을 뛴 타자들 같은 기록이다.

올시즌을 앞두고도 김도영은 지난해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손가락을 다쳐 재활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정상적으로 스프링캠프를 준비했다. 빠른 회복력에 자신 있었던 김도영은 스프링캠프에 가기 전 기자와 인터뷰에서 “부상 없이 시즌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치러 얼마나 할 수 있는지 보고 싶다”고 했다. 자신의 목표는, 풀타임 시즌을 제대로 한 번 뛰어보고 자신의 능력치를 확인해본 뒤 설정해보고 싶다고 했다.

KIA 김도영이 지난 11일 광주 LG전에서 2루타를 친 뒤 달려나가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김도영은 빠른 속도로 정상 이상의 경기력을 회복하고 시즌 초반부터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부상 부위를 완전히 회복하고 시범경기부터야 실전 타격을 시작한 터라 4월초까지 개막후 12경기에서는 52타수 10안타(0.192)로 부진했지만 9일 광주 LG전을 기점으로 일어서기 시작했다. 이날 김도영은 4안타를 뽑았다. 시즌 2호 홈런이 포함돼 있었다. 김도영 스스로 “오늘을 계기로 좋은 감각을 이어갈 수 있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 홈런이었다.

거짓말처럼 이후 김도영은 대폭발하고 있다. 이후 12경기에서 46타수 21안타를 쳤다. 이 기간 타율이 0.457로 리그 전체 1위다. 21안타 중에는 2루타 2개와 3루타 1개, 그리고 홈런이 무려 7개 포함돼 있다. 앞서 5일 삼성전에서 친 시즌 첫 홈런까지, 김도영은 4월에만 8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한유섬(SSG·10개), 로하스(KT) 최정(SSG·이상 9개) 같은 리그 대표 거포들에 이어 홈런 4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385타석 만에 친 홈런 개수를 109타석을 친 지금 이미 넘기고 있다. 김도영의 홈런 개수는 KIA가 그렇게 기대를 걸고, 신인 때부터 중용하며 1군 무대 경험을 쌓게 한 이유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컨택트능력이 좋고 발이 빠른 타자 그 이상이라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KIA 김도영이 지난 9일 광주 LG전에서 3루로 슬라이딩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도루 능력은 이미 지난 2년간 검증됐고, 올해도 이미 10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초반에 홈런이 터지다보니 시즌 20홈런-20도루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KIA에서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타자는 최근 20년 동안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가 유일하다. 버나디나는 KIA의 우승 시즌이던 2017년 27홈런-32도루, 2018년에는 20홈런-32도루를 기록했다. KIA 국내 타자 가운데서는 2003년 이종범(20홈런-50도루)이 마지막이다.

김도영은 장타력 있는 타자 아니면 발 빠른 타자로 분류됐던 KIA 라인업에 사실상 이종범 이후 처음 등장한 유형의 타자다. 20-20까지 아니더라도 홈런과 도루를 모두 두 자릿수 기록한 KIA 국내 타자도 이종범 이후로는 2014년 안치홍(18홈런-19도루)이 유일하다. 김도영은 홈런 2개만 더 치면 그 뒤를 잇는다. 이범호 감독이 당초 김도영을 3번 타자로 구상했던 이유 중 하나다.

김도영은 일단 욕심내지 않고 출발 중이다. 김도영은 “장타 욕심은 진짜 하나도 없다. 작년에 병살타가 많았기 때문에 죽더라도 땅볼보다 뜬공으로 죽자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감독님이 말씀하시는대로 타구를 좀 더 띄워보자는 생각으로 친다”고 말했다.

자신감은 갈수록 붙는다. 2번 타자로 뛰면서 팀내 가장 많은 20타점을 올리고 있는 김도영은 “강한 2번이 추세니까 지금 주어진 타순에서 최대한 타점을 올리고 출루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시범경기에서 3번 칠 때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좀 있었는데, 지금은 3번도 치라고 하면 칠 수 있다”고 웃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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