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호 삼촌 미소 가득! 병역 특례 봉사 활동 현장을 가다

이건 2024. 4. 2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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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헤드퍼포먼스센터(영국 버밍엄)=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얘들아. 이번에는 선생님이랑 패스를 주고받아볼까? 옳지. 잘한다. 그렇게 하면 좋아."

마치 어린이집 선생님 같았다. 시종 일관 어린이들을 챙기고 하나 하나 가르쳐주었다. 너무 어린 친구들이라 통제가 안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럴 때에도 '삼촌 미소'를 지으며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모든 이들도 웃으면서 '삼촌 미소'를 지은 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삼촌 미소의 주인공은 백승호(버밍엄 시티)였다.

21일 오후 영국 버밍엄 나이트헤드 퍼포먼스센터. 실내훈련장에 한국인들이 하나둘씩 모였다. 백승호가 버밍엄에서 하고 있는 축구 클리닉 봉사활동이 열렸다.

백승호는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축구 금메달을 따냈다.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무조건 병역을 면제받는 것은 아니다. 병역법상 운동선수가 국제대회 성적(올림픽 금·은·동 또는 아시안게임 금)을 바탕으로 예술·체육요원 자격을 얻으면 기초군사훈련을 이수하고 해당 종목에 34개월 이상 몸담아야 한다. 같은 기간 공연, 강습(교육), 공익캠페인 참여 등을 통해 총 544시간의 봉사활동도 이수해야한다. 버밍엄으로 온 백승호도 봉사활동에 나섰다.

물론 해외에 나와있는 예술·체육요원의 봉사활동은 쉽지 않다. 한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야 하는데 대상자를 찾기가 어렵다. 선수 측에서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 장소 섭외도 힘들다. 시간도 빡빡하다. 경기 수가 많은 경우 훈련-경기-봉사활동로 이어지는 쳇바퀴를 돌아야 하는 경우도 많다. 대표급 선수들이 대표팀에 들어오면 비대면 강의 위주의 봉사활동을 하느라 휴식 시간을 소진한 경우도 많았다.

이에 많은 이들이 백승호의 봉사활동을 도왔다. 우선 주영 한국 문화원이 발벗고 나섰다. 주영 한국 문화원은 예술·체육요원의 봉사활동을 관리, 감독한다. 영국 내 한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축구 클리닉을 주선하고 있다. 특히 각 지역 한글학교와의 연계에 집중했다. 영국 내 한국인 자녀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선사하고, 선수들에게는 봉사 활동 시간을 채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미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턴)의 봉사활동을 관리, 감독하면서 쌓은 노하우도 많다. 최적이 클리닉이 되기 위해 여러가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버밍엄 한글학교(교장 손은미)도 동참했다. 이 날 축구 클리닉에 참가한 청소년들도 모두 버밍엄 한글 학교 학생들이었다. 축구 클리닉은 인기가 높다.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려고 한다. 때문에 매번 클리닉이 열릴 때마다 참가 기준을 세우는 것이 학교 측의 과제이기도 하다. 손은미 교장 선생님은 "학생들의 관심과 호응이 크다. 학부모님들도 상당히 좋아한다. 백승호 선수도 너무나 친절하다. 학생들이 한국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곤 한다"고 말했다.

버밍엄시티 구단도 지원을 하고 있다. 축구 클리닉을 하려면 운동장이 필요하다. 비용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버밍엄시티는 자신들의 아카데미 훈련장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백승호의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한국인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백승호 측 관계자는 "버밍엄 시티의 관심이 크다.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21일 이날 클리닉은 2시간 진행됐다. 백승호는 전날인 20일 원정 경기를 치렀다. 그리고 오전에는 훈련을 소화했다. 피곤할 법도 했지만 한글학교 청소년들과의 만남에 진지하게 임했다. 1부 1시간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클리닉이 진행됐다. 5세부터 영국 초등학교 5학년인 만 9세 어린이까지 13명의 학생들이 백승호와 함께 신나게 볼을 차고 운동장을 뛰어다녔다. 백승호는 어린이들에게 볼 컨트롤 방법도 가르치고 함께 뛰어다니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2부 1시간은 중고등학생이 대상이었다. 백승호는 조금 더 전문적인 지도에 나섰다. 리프팅, 슈팅 훈련은 물론이고 볼 돌리기(론도)와 미니게임도 주관했다. 하나하나 학생별 맞춤 지도를 하면서 눈높이를 맞췄다.

백승호는 "피곤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어린이들과 학생들을 만나면 보람을 느낀다. 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면서 더 잘 지도해주고 싶고, 해외에 나와있는 한국 선수로서 이들의 기쁨이 되어야 한다는 의무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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