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코피아 15주년, 세계농업개발 미래향한 대한민국의 약속

윤해근 영남대 교수,국제농업개발학회장 2024. 4. 2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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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해근 영남대교수(국제농업개발학회 회장)

농촌진흥청은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 코피아(KOPIA, Korea Partnership for Innovation of Agriculture) 추진 15주년을 기념해 22개국 협력기관장을 초청, 23~24일 이틀간 서울에서 코피아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국제 워크숍을 마련했다.

농업분야의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코피아는 작은 규모로 효과적인 성과를 내고 있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대한민국 ODA국가대표 선수'다.

한국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된 우리나라가 급격히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국제사회의 원조가 큰 힘이 되었다. 수혜국으로서 받았던 국제사회의 도움에 보답하고자 농촌진흥청에서는 농업기술 공적개발원조(ODA)의 일환으로 코피아 사업을 2009년부터 시작했다.

그간 코피아는 주로 농업기술개발과 보급에 초점을 두는 특화된 전략으로 차별화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먹고 사는 문제부터 우선 해결되어야 하지 않을까? 식량은 생존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농업기술의 향상은 단순히 식량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농업이 주된 지역에서 경제적 기회와 사회적 안정을 가져온다.

코피아의 이런 차별화된 접근 방식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서 넓게는 삶의 질 향상을 통해 궁극적으로 국가의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동력을 만든다. 한편, 이러한 농업기술개발 협력은 국경을 뛰어넘어 세계 식량문제 해결과 기후변화 대응에 중추적인 역할을 견인하고 있다.

코피아는 현지화된 농업기술개발과 전수에 탁월한 우수성을 가지고 우리나라의 선진 농업기술과 경험을 전 세계와 공유하고 있다. 전 세계 22개국에 센터를 운영하며, 해당 국가의 농업 발전과 기술 수준을 고려한 맞춤형 기술전수와 연구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생산성이 뛰어난 벼 품종을 선발·보급해 쌀 생산량 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고, 중남미에서는 가뭄에 강한 콩 품종을 도입하는 한편, 씨감자생산체계를 확립해 극한 기후변화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식량 생산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코피아는 현지 농민들의 기술 수준과 수요에 맞는 기술 교육을 제공하여 농업인들이 현장에 적용하고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코피아가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조직으로 성장한 데에는 이런 특유의 전략적 접근이 주효했다. 현지의 기후, 토양, 사회적 조건을 고려한 맞춤형 농업기술 R&D지원으로 최적의 농업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농업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준다. 또 식량안보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한 경제자립을 견인하는데 코피아가 그 핵심 중추에 있다.

올해 15주년을 맞이한 코피아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코피아가 개발도상국에 농업 R&D기술을 효과적으로 전파하기 위해서는 지역별로 다양한 농업환경과 경제적 상황을 고려한 보다 더 전략적인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

현지 토양, 기후, 병해충뿐만 아니라 이상기후에 대응하기 위한 작물개발과 기술연구도 필수적이다. 정밀농업과 스마트농업 기술 도입을 통해 농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 글로벌 연구기반 강화를 위해 각국의 농업연구기관, 정부와 협력, 국제기관과의 공동 연구기술개발이 필요하다.

농업기술 훈련 프로그램에 현지 주민들의 더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필요하다. 현지 대학이나 연구소와 연계하여 연구원 교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코피아는 개발도상국 농업 R&D에서 앞으로도 꾸준히 현지 농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혁신을 촉진나가야 할 것이다.

앞으로 10년은 기존의 성과를 기반으로 코피아가 글로벌 농업 협력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중요한 시기이다. 코피아 15주년은 이러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계기가 되며, 새로운 방향성 설정을 통한 재도약으로 세계 농업기술 개발의 미래를 향한 대한민국의 약속을 이어주길 바란다.

윤해근 영남대 교수,국제농업개발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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