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담] 세아베스틸의 사망사고 '공염불'…빛바랜 700억원 투자

신성우 기자 2024. 4. 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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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베스틸 군산공장. (세아베스틸 제공=연합뉴스)]

지난 16일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소음기 배관 하부에서 절단 작업을 하던 하청근로자가 절단되어 떨어지는 소음기 배관에 깔리면서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2022년 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세아베스틸에서 발생한 4번째 사망사고이며, 5번째 사망자입니다.

사망사고가 반복되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세아베스틸에서 안전보건조치를 적절히 했는지 감독을 실시하고, 세아베스틸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조적 문제점 등에 대해 철저하게 규명·수사할 것"이라고 지시했습니다.

또한, 고용부는 세아베스틸로부터 사망사고 근절을 위한 특별안전관리방안을 제출 받을 예정입니다. 고용부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절차는 아니다"며, "세아베스틸의 경우 사망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다보니 특수하게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관계 부처 장관까지 나서 으름장을 놓으면서, 세아베스틸에 대한 강도 높은 관리 감독이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말뿐인 재발 방지 약속…이번에도 '공염불' 될까
 
[2023년 10월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철희 세아베스틸 대표. (사진=연합뉴스)]

세아베스틸은 이번 사망사고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데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재발 방지 약속은 처음이 아닙니다.

반복되는 사고에 김철희 세아베스틸 대표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장에 불려나갔습니다.

김철희 대표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장에서 "사고 후에 사업장 시설, 설비 점검을 강화하는 등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정말 이런 일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어 "공장 내에서 짧은 시간 동안 소중한 저희 동료를 잃었다"며, "회사 대표자로서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국회 환노위 소속 의원들의 질타에 거듭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던 김철희 대표입니다. 그럼에도 이번에 사고가 일어난 것을 감안하면 이번 약속 역시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안전 강화 위해 지난해 680억 원 집행…빛바랬다
지난해 여름 세아베스틸은 향후 2년간 1천5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안전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사망사고를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습니다.

세아베스틸에 따르면, 이중 지난해에는 680억 원이 집행됐습니다. 세부적으로 사내외 안전교육 실시, 보호장비 미착용 및 설비충돌 위험이 있을 시 작업자에게 선제적으로 알람을 보내는 가드 확대 설치, 오는 6월 완공 예정인 안전체험관 구축 등입니다.

또한, 안전 취약 항목에 대해 상시 점검이 가능한 '세아 앱' 고도화와 안전점검 인력 추가 배치 등 조치도 이뤄졌습니다.

이렇게 수백억 원을 투자하고 노력을 기울였지만, 사고가 재발하며 빛이 바랬습니다.

이 가운데, 당초 이달 초 임기 만료 예정이던 김철희 대표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 지었습니다.

이에 대해 세아베스틸은 "사임도 책임을 묻는 방법이 될 수 있겠지만, 그보단 현재의 문제들을 철저히 바로잡고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설명대로 김철희 대표가 문제들을 바로잡고, 재발 방지 약속을 지켜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한편, 오너일가에 대한 지적도 제기됩니다. 오너 3세인 이태성 사장은 현재 세아베스틸의 지분 100%를 보유한 중간지주사, 세아베스틸지주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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