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기 애니가 졸지에 美北 합작영화로? 북한 노동자들 작업 의혹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22일 미국과 일본의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이 만든 작품에 북한의 ‘외화 벌이’ 애니메이션 종사자들이 하청업자로 참여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38노스는 이날 공개한 ‘북한 인터넷 서버 안에서 우리가 발견한 것’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말 미국 보스턴의 사이버 탐정 닉 로이가 북한 IP(인터넷 주소)의 클라우드(가상 서버)에서 애니메이션 스케치 초안들을 무더기로 발견해 이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 서버는 설정 오류로 인해 지난해 말부터 비밀번호 없이도 내부에 저장된 파일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38노스는 설명했다.
발견된 애니메이션 초안들 가운데는 미국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인 아마존 프라임의 히어로물 ‘인빈시블(Invincible)’ 시즌3과 OTT 맥스의 ‘이야누: 경이로운 아이(Iyanu: Child of Wonder)’ 등 미국과 일본의 최근 유명 작품들이 포함됐다. 보고서는 “스케치가 담긴 초안들에는 중국 회사가 적은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어 지시서와 함께 이를 한국어로 번역한 문장도 있었다”고 했다. 접속 기록 분석 결과 가상 사설망(VPN)을 통해 IP 추적을 어렵게 한 것들이 많았지만, VPN을 쓰지 않은 접속 가운데 해외 북한 IT 노동자들의 거점인 단둥, 다롄, 선양 등 중국 동북 도시에서 접속했음을 보여주는 IP들이 발견됐다고 38노스는 밝혔다. 중국 하청업자가 북한 측에 재하청을 준 정황이라는 것이다. 38노스는 “북한 측 ‘파트너’의 정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평양 소재 ‘4·26아동영화촬영소’일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미국 제재를 받고 있는 4·26아동영화촬영소는 외국의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하청을 받아 그려주는 북한의 대표적인 외화 벌이 수단이다.
38노스는 “이 같은 사실을 미국, 일본 등의 원청 회사들이 알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는 없다”며 “외국 기업들이 어떤 식으로 의도하지 않게 북한 측에 하청을 주게 되는지, 북한 애니메이션의 수주 실태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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