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활동가

윤평호 기자 2024. 4. 23. 0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2대 총선이 끝났다.

개중에는 시민사회 활동가 출신도 있다.

이런 흐름은 시민사회와 기존 제도권의 거버넌스 토대를 강화하고 정책 역량을 높이는 긍정적인 기회가 됐지만 공정한 감시자 역할에 대한 논란, 중견 활동가 자원의 부족도 부추겼다.

요즘은 서울의 메이저 시민사회단체들도 신입 활동가 채용난이 혹독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평호 천안아산취재본부 부장

22대 총선이 끝났다. 300명 국회의원이 탄생했다. 사람사는 세상을 꿈꾼 전임 대통령의 사위, 올림픽대회에서만 6개 메달을 수확한 사격영웅, 순천향대천안병원 소아응급실에서 환우들을 진료하던 전문의 등 다양한 이력의 사람들이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개중에는 시민사회 활동가 출신도 있다.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을 지낸 김남근 변호사, 대전충남 녹색연합 사무처장 출신의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도 이번 총선을 통해 국회의원의 길을 걷게 됐다.

시민사회는 90년대 이후 총선이나 지방선거마다 신진 정치인 수급의 단골 저수지가 됐다. 이런 흐름은 시민사회와 기존 제도권의 거버넌스 토대를 강화하고 정책 역량을 높이는 긍정적인 기회가 됐지만 공정한 감시자 역할에 대한 논란, 중견 활동가 자원의 부족도 부추겼다. 특히 아무리 큰 저수지도 가뭄이 계속되거나 수원 자체가 메마르면 고갈된다. 오늘날 한국 시민사회가 처한 환경이 비슷하다. 지역의 풀뿌리 시민사회단체는 신규 인력난이 상수가 된 지 오래다. 요즘은 서울의 메이저 시민사회단체들도 신입 활동가 채용난이 혹독하다. 시민사회 활동가로 첫 발을 내디뎌도 얼마 안가 그만두는 경우가 잦다.

정치인 변신에 성공한 일부 시민사회 명망가들이 '별의 시간'을 보내는 것과 달리 다수 시민사회 활동가들의 삶은 여전히 척박하다. 몇 해 전 나온 한 지역의 시민단체 활동가 삶과 활동 실태조사 최종보고서를 보면 많은 활동가들이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받으며 잦은 야근과 장시간 근무에 시달렸다. 이달 초 서울에서 열린 '중장년 공익 활동가의 일과 삶 토론회'에서도 중장년 활동가들이 겪는 일자리 어려움으로 낮은 임금이 1순위에 올랐다.

그럼에도 지역은 공익을 위해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활동가들로 조금씩 나아진다. 그 속에서 사라진 활동가도 있다. 천안에서 낳고 자라 2020년 10월 7일 만 48세로 영면한 장애인 인권활동가 임재신. 혼자선 몸을 움직이기조차 힘든 근육병 장애를 가진 고인은 생전에 중증장애인인권실천연대 등 천안의 장애인 인권단체에서 활동하며 '활동보조 하루 24시간 보장', '부양의무제 폐지' 등에 앞장섰다. 최근에 또 다른 장애 당사자 인권 활동가의 투병 소식이 전해졌다. 높은 책무성으로 건강한 지역사회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활동가들, 그들의 건강은 누가 돌볼까.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