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내용 유출자 색출' 나선 KLPGA…"취재원 밝히라" 요구도

권훈 2024. 4. 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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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가 김정태 회장의 정관에 어긋나는 이사회 진행 사실이 알려지자 회원들에게 잘못을 사과하는 대신 회원이 선출한 이사를 상대로 이사회 진행 내용을 유출했다며 색출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KLPGA는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어 수석 부회장과 부회장, 전무 등 집행 임원 3명의 선임 안건을 심의했다.

하지만 김정태 회장은 이들에 대한 임명 대신 집행 임원 선임을 다음 이사회로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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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로고.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가 김정태 회장의 정관에 어긋나는 이사회 진행 사실이 알려지자 회원들에게 잘못을 사과하는 대신 회원이 선출한 이사를 상대로 이사회 진행 내용을 유출했다며 색출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KLPGA는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어 수석 부회장과 부회장, 전무 등 집행 임원 3명의 선임 안건을 심의했다.

KLPGA 집행 임원은 회장이 추천한 이사 가운데 이사회의 동의를 얻어 회장이 임명하도록 정관에 규정돼 있다.

회장은 이사회 동의를 얻은 집행 임원 후보에 대해 임명을 거부할 권한이 없다.

당시 수석 부회장과 부회장 후보는 이사회 과반의 찬성을 얻었다.

하지만 김정태 회장은 이들에 대한 임명 대신 집행 임원 선임을 다음 이사회로 연기했다.

단독 후보로 나선 전무 후보가 과반수 동의를 얻지 못한 게 빌미였다.

전무에 대한 동의가 무산됐을 뿐인데 김정태 회장은 집행임원 전원의 선임 안건이 부결됐다는 입장이었다.

결과적으로 이사회 동의를 받은 집행 임원 임명에 회장이 권한에도 없는 거부권을 행사한 꼴이었다.

김정태 회장은 "회장은 인사권이 없다"며 이사회가 선출한 임원에 대한 임명 거부권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도 했다.

이런 내용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KLPGA 안팎에서 이사회 진행이 규정에 어긋났다는 지적이 일었다.

몇몇 회원은 법무법인 등에 문의한 결과 김정태 회장이 주장하는 집행 임원 선임 안건 부결은 규정 위반이라는 해석을 받았다. 회장의 임명은 요식 절차에 불과하기에 이사회 동의가 완료되면 집행 임원으로 이미 선임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분란이 이어지자 김정태 회장은 지난 9일 이사회를 다시 열어 김순희 수석 부회장, 김미회 부회장, 그리고 최윤경 전무를 선임했다.

김순희 수석 부회장, 김미회 부회장은 3월 29일 이사회 때 과반 찬성을 이미 받았던 인물이고 최윤경 전무는 과반 찬성을 받지 못했었지만 이날 이사회에서 참석 이사 전원이 동의했다.

집행 임원 3명을 묶어 동의 여부를 한꺼번에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한 것 역시 문제의 소지는 있었지만, 갈등과 내분을 해소하자는 취지에 이사들이 의견을 모아 넘어갔다.

자칫하면 법적 분쟁을 포함한 심각한 내분까지 번질 뻔했던 사안은 가까스로 봉합됐고, 새로운 집행부가 출범했다.

그러나 내분 직전까지 갔던 분란을 겨우 수습한 KLPGA의 다음 행보는 3월 29일 이사회 내용 유출자 색출이었다.

사무국에 대한 강도 높은 감사가 이어졌고, 급기야 이사회가 규정이 맞지 않았다고 보도한 언론 매체에 "누구한테 들었냐"고 취재원을 밝히라는 상식 밖의 요구까지 했다.

취재원 보호는 기자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으뜸 원칙이다.

KLPGA는 심지어 '유선'이 아닌 '메일', 즉 문서로 취재원을 밝히라고 못 박았다.

또 "정확한 정보를 알지 못하는 회원들이 기사를 읽고 부정적인 분위기를 조장하는 것 등에 대하여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비판적인 기사를 쓰지 못하게끔 겁박하기도 했다.

한 KLPGA 회원은 "이사회 내용은 전체 회원이 알아야 하며 이사들은 자신을 뽑아준 회원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며 '유출자 색출'은 앞으로 이사회에서 논의된 내용은 모두 비밀에 부치겠다는 뜻이냐. 게다가 회원이 선출한 대표자인 이사들의 입을 봉하려는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전직 KLPGA 이사는 "이사회에서 규정에 어긋난 일이 벌어졌으면 회원에게 해명하고 사과할 일이지 감사를 벌이고 언론 매체를 겁박할 일이냐"고 지적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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