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용‧송교창, KCC 이끄는 공포의 양날개

김종수 2024. 4. 2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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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가장 화제가 되는 팀을 꼽으라면 KCC이지스가 빠질 수 없다. 정규시즌 때는 예상보다 못해서, 플레이오프 때는 반대로 너무 잘해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KCC는 이른바 슈퍼팀으로 불린다. ‘2개의 우승후보를 만들 수 있다’라는 극찬이 터져나올만큼 양과 질적으로 엄청난 전력을 자랑한다.


농구 역사상 최강의 이름값이라는 말이 과언으로 들리지않을 정도다. 정규시즌 때는 그야말로 이빨빠진 호랑이였다. 도저히 질 것 같지않은 멤버구성인데도 상위권으로 치고나가지못하고 중위권에서 허덕이며 자존심을 구겼다.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 전술부재, 팀 분위기 등 여러 가지 지적이 난무했다.


프로는 성적으로 말한다. 정규시즌 때는 이런저런 좋지않은 혹평에 시달렸으나 플레이오프 들어 무섭게 치고나가자 칭찬이 훨씬 많아졌다. 지난시즌 챔피언결정전 진출팀 SK를 3-0으로 가볍게 제압한데 이어 정규시즌 1위팀 DB마저 3-1로 무너뜨렸다. 단순한 승리를 넘어 경기내용마저 압도적이었던지라 시즌전 강력한 우승후보로 예상됐던 위용을 되찾은 모습이다.


KCC가 상승세를 타고있는 배경에는 많은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너무 드라마틱하게 변신에 성공한지라 더더욱 그렇다. 일단 약점으로 꼽히던 앞선 수비와 라건아(35‧200.5cm)의 각성을들 수 있다. 전창진 감독이 부임한 이후 KCC는 늘 앞선수비 특히 상대 메인핸들러 봉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아무리 듀얼가드 중심으로 농구트랜드가 바뀌었다고 하지만 상대 1번이 자유롭게 날뛰게 풀어주면 수비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 KCC가드진은 공격력은 나무랄데 없었지만 늘 그 이상으로 상대 앞선에 득점을 허용했고 이는 전체적인 수비 밸런스가 깨지는데 악영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슈퍼팀으로 불리는 올시즌에도 이부분은 개선되지 않았다. 새로이 가세한 이호현(31‧182cm)은 공격력은 나쁘지않지만 수비에서 약점이 컸다. 그렇다고 활동량좋은 백업 가드진을 중용하자니 공격력이 너무 떨어지고 수비력 또한 만족할 만큼은 아니었다. 수비가 좋은 양질의 포워드진을 가지고 있음에도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이유다.


전감독의 승부수는 아시아 쿼터로 영입한 캐나다 필리핀 이중국적의 포인트가드 제프리 에피스톨라(27‧180cm)였다. 정규시즌에서는 크게 중용되지 못했지만 플레이오프 들어서 수비 스페셜리스트로 앞선을 책임지고 있다. 끈질길 정도로 달라붙는 수비를 통해 상대 주전가드에게 족쇄를 채우는 한편 상황에 따라서는 자신보다 훨씬 큰 포워드 수비까지 잘해내고있는 모습이다.


에피스톨라가 앞선 수비의 약점을 지워주자 다른 포지션에도 부담이 덜어졌고 전체적인 수비력 향상으로 이어졌다. 더불어 에이징커브가 온 듯 싶었던 라건아까지 플레이오프 들어서는 정규시즌 때와는 전혀 다른 경기력을 과시중이다. 단점으로 지적된 포스트 지배력은 물론 전성기때도 잘하지않았던 블록슛에서도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2옵션 외국인선수가 부실한 타팀에 비해 알리제 존슨(28·201cm)이라는 실질적 또다른 1옵션이 버티고있다는 부분도 장점이다. 뭐니뭐니해도 최고의 무기는 최준용(30‧200.2cm), 송교창(28‧201.3cm)의 토종 ‘빅윙라인’이다. 빅맨의 키로 스윙맨이나 가드처럼 플레이하는지라 높이, 기동력, 게임조립이 모두 되는 조합이라는 점에서 상대팀에게 두려움의 대상이다.


해외무대서 활동중인 이현중(24·202cm), 여준석(22·203cm)이 없는 상태서 국내 넘버1을 다툴만한 포워드들인데 놀랍게도 KCC라는 팀에서 함께 뛰고 있다. KCC가 슈퍼팀, 사기팀이라 불리는 가장 큰 이유다. 최준용, 송교창은 그동안 국내에서 한번도 보지못한 조합이다. 높이가 좋은 트윈타워, 빠른 콤비, 쌍포 등은 있어왔지만 높이와 기동력을 겸비한 장신 토종 콤비는 전례를 찾기가 어렵다.


빠른 팀은 비슷한 스피드에 높이를 앞세워, 높이가 좋은 팀 또한 그에 못지않은 높이와 한수위 스피드로 제압해버린다. 보통 이정도 에이스급 선수들은 함께할 경우 플레이 스타일이 중복되며 기대만큼 시너지 효과가 나오지않는 경우도 많다. 최준용과 송교창은 다르다. 전천후 빅윙이면서도 색깔이 크게 겹치지않는다.


송교창은 리그에서 가장 빠른 선수중 한명이다. 빅맨의 신장으로 마치 가드처럼 뛰어다닌다. 때문에 속공시 피니셔나 트레일러로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다소 기복은 있지만 3점슛, 미드레인지 점퍼에 모두 능한지라 돌파에 더해 내외곽을 휘젓고 다니며 고효율 득점이 가능하다.


그의 빠른 발은 수비에서도 매우 위력적이다. 가드급 스피드라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실제로 가드 수비를 맡을 때도 종종있는데 스텝으로 움직임을 따라가는 플레이가 가능한지라 소속팀은 물론 국가대표팀에서도 전방위 수비수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내외곽에 걸쳐 로테이션 수비가 가능한 희소성높은 디펜더다.


볼을 가지고 플레이하는 것도 잘하지만 간결하게 팀에 맞춰서 움직이는데도 능한지라 활용도가 높다. 반면 최준용은 리딩, 패싱능력이 좋은 선수답게 자신이 주도적으로 볼을 잡고 플레이할때 신바람이 난다. 공격옵션이 워낙 다양해 수비하기가 까다롭다. 거기에 옆에서 호흡을 맞추는 선수가 송교창이다. 어려움이 배가 될 수밖에 없다.


수비 또한 송교창이 활동량이 돋보인다면 최준용은 헬프디펜스 및 블록슛을 앞세운 세로수비가 무섭다. 둘다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이면서 상호보완적인 플레이가 되고있어 공수에서 빈틈을 보이지않고 있다. 그나마 슈팅이 조금 아쉽다는 정도가 빈틈으로 지적받았는데 플레이오프 들어서는 성공률까지 올라가 그야말로 언터처블 콤비가 됐다는 분석이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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