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 찰떡궁합”…봄부터 뜨거운 강승호

심진용 기자 2024. 4. 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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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트존보다 더 좁더라”
비시즌 스윙 교정도 결실
슬로 스타터 벗고 3할타
아내 소금세례에 실책도 뚝


KBO 리그 대표적인 ‘슬로 스타터’ 두산 강승호의 방망이가 올해는 봄부터 매섭게 돌아가고 있다. 22일 현재까지 7홈런으로 리그 공동 5위, OPS 1.067로 단독 3위다. 2022시즌 0.264, 지난 시즌 0.265에 그쳤던 타율도 올해는 0.356으로 수위타자급 성적을 기록 중이다.

지난 2년간 강승호의 4월 OPS는 각각 0.652, 0.524에 그쳤다. 후반기 맹활약으로 성적을 한껏 끌어올리며 2년 연속 팀 내 야수 고과 1위에 올랐지만, 시즌 초 부진이 늘 마음에 걸렸다. 올해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강승호는 21일 잠실 키움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초반부터 좋은 타구, 강한 타구가 많이 나오다 보니 하루 못 쳤다고 조바심을 내지 않게 됐다”면서 “그러다 보니 더 꾸준하게 성적이 잘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승호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스윙 교정에 힘썼다. 방망이에 공이 맞는 면적이 넓어지도록 하는데 특히 애를 많이 썼다. 스위트 스폿에 제대로 공을 맞히려 했다는 얘기다. 강승호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오른손을 조금 일찍 놓는다는 느낌으로 치고 있다”고 했다. 예년에는 오른손을 덮으면서 잡아당기는 데 주력하다 보니 오히려 땅볼이 많이 나왔는데, 타법을 바꾸면서 띄우는 타구가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도입으로 적지 않은 타자들이 적응에 애를 먹고 있지만 강승호는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자신의 공격적인 성향이 ABS 존과 궁합이 잘 맞더라는 것이다. 그는 “제가 설정한 스트라이크 존 보다 ABS 존이 더 작은 것 같다”면서 “높다고 본 변화구가 스트라이크로 잡혀서 한두 번 당황한 기억도 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제 스트라이크 존에 맞춰서 스윙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강승호의 올 시즌 타석당 투구 수는 3.58개다. 규정타석 기준 리그에서 6번째로 적다. 평균치인 3.93개를 한참 밑돈다. 존을 넓게 보고 적극적인 스윙을 가져가면서 큰 어려움 없이 ABS 존에 대처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시즌 초 강승호의 타격감이 좋다는 뜻이기도 하다. 강승호는 “컨디션이 좋을 때 존이 좁아지는 타자들도 있고, 넓어지는 타자들도 있는데, 저 같은 경우는 확실히 넓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면서 수비에서도 조금씩 안정감을 찾고 있다. 시즌 초 2루 수비에서 워낙 실책이 많아 스트레스가 적지 않았다. 강승호는 “캠프 때 시즌 준비하면서 올해는 실책 좀 하더라도 너무 깊게 파고들지 말자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렇게까지 실책을 많이 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시즌 첫 15경기에서 강승호는 8실책을 기록했다. 두 경기당 1개 꼴로 실책을 범한 셈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불안한 수비가 많이 줄었다. 최근 11경기에서 실책이 하나도 없다. 주포지션이 아닌 1루 수비까지 안정적으로 해내고 있다. 주위의 도움이 컸다. 특히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강승호는 “집에 도착했는데, 현관문을 열고 서 있던 아내가 소금을 막 뿌리더라”고 웃었다. 나쁜 기운을 몰아내자는 의미였다. 강승호는 “아내가 ‘지금 좀 힘든 시기지만, 당신은 야구장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나는 집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하겠다’고 하더라”면서 “꼭 소금 덕분에 야구가 잘 된 건 아니겠지만, 덕분에 훨씬 마음이 편해졌다. 많이 감동했다”고 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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