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가게 예산 대폭 삭감…퇴출 우려까지
[KBS 대전] [앵커]
30년 넘게 자리를 지켜 온 소규모 점포에 중소벤처기업부가 '백년가게'라는 이름을 붙이며 각종 지원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 6년 가량 지속된 사업 예산을 올해 돌연 대폭 깎으면서 전통을 잇고자 자리를 지켜온 상인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성용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1970년대 문을 열어 45년 전통을 자랑하는 한 식당.
부모님의 뒤를 이어 가게를 하고 있는 조병근 씨는 지난해, 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백년 가게' 인증을 받았습니다.
이에 힘입어 올해부터는 밀키트 사업을 시작하고 중기부의 컨설팅 지원을 기대했지만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올해 관련 예산이 대폭 축소되면서 컨설팅 지원이 아예 끊겼기 때문입니다.
[조병근/'백년가게' 선정 업주 : "부모님 사업을 물려받고 좀더 명맥을 이어가는 오랜 기간 장사할 수 있는 소상공인이고, 소상공인이 한 단계씩, 기업이 되고 나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었는데…."]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 23억여 원에 이르던 백년가게 지원 예산을 올해는 4억 원으로 80% 가까이 줄였습니다.
그 동안의 업체 지정이나 지원이 충분했던 만큼 속도 조절에 나서겠다는 입장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음성변조 : "현황 분석도 하고 어떤 부분을 앞으로 정책적으로 지원을 집중해야 하는지 부분에 대한 것들을 다시 한번 재점검 하는…."]
2018년부터 추진된 백년가게로 지정된 전국 업체는 모두 2천여 곳.
지난해에는 50곳이 지원금을 받아 새단장을 마쳤고, 190곳은 판로 개척으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도 했습니다.
소상공인들은 갑작스러운 정부의 지원 축소가 납득하기 힘듭니다.
[이근우/대전·세종백년가게협의회장 : "30여 년 하면서 백년가게를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했는데 지금 절망이라고나 할까 어려움에 봉착했습니다. 아무런 통보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렇게 하니까 참 당혹스럽고…."]
중기부는 내년부터 예산규모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곤 했지만 사실상 불투명한 상황.
예산 축소로 백년가게 신규 지정은 커녕, 퇴출까지도 고려되고 있어 앞으로 사업의 명맥 유지마저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성용희입니다.
촬영기자:안성복
성용희 기자 (heestor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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