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사태 장기화…‘원정 수술’·‘비상 경영’까지
[KBS 창원] [앵커]
전공의 집단행동 여파가 두 달째 이어지면서, 경남의 의료 현장도 점점 한계에 이르고 있습니다.
일부 환자들은 원정 수술까지 받아야 하고, 주요 대학병원들도 평소보다 입원 환자와 수술 건수가 크게 줄어, 비상경영에 나서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대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6일, 함안에서 오토바이 교통사고로 다리를 심하게 다친 20대 환자.
권역외상센터 급인 경상국립대병원을 시작으로 부산과 울산, 대구까지 병원 48곳에 문의했지만, 모두 수술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320km, 6시간 거리인 경기도 수원까지 가서 응급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경남소방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전공의 집단행동 때문에 이런 (수술) 스태프라든지 이런 것들을 구하기도 좀 힘들었었고,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있었던 거죠."]
전공의 집단행동 장기화로 필수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외래 진료와 검사, 수술 축소에 나섰던 경남의 거점 의료기관 경상국립대병원, 진주와 창원에서 운영 중인 병원 2곳 모두 병상 가동률이 20%p 하락했습니다.
특히 진주에서만 수술 건수도 17%p 줄었습니다.
이 때문에 진주 본원의 경우, 하루 평균 2억 원, 한 달 70억 원 적자가 쌓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200억 원을 빌려 경영의 급한 불을 껐지만 임금 체불까지도 우려되자, 결국, 임직원 4천여 명에게 다음 달 비상경영 돌입을 알렸습니다.
각 과의 운영비인 의국비 20% 감액은 물론,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가를 받겠다는 겁니다.
문제는 이 같은 피해가 언제 끝날지 누구도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경상국립대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최소 1일에서 10일 정도까지, 5월 1일부터 시작하고 상황 종료까지라서 언제 끝날지 모르니까요."]
환자들의 진료 차질, 지역 거점 의료기관의 경영 악화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역 대학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환자 수는 줄었죠. 그런 거는 이제 어쩔 수 없는 현상인데, 경영 목표 대비 차질을 빚고 있다, 한계치에 임박했다고…."]
극단의 대립으로 치닫는 의대 정원 증원 문제, 지역 거점 의료기관에 기댈 수밖에 없는 환자들과 경남의 보건 의료 환경이 더 타격을 받는 건 아닌지 우려됩니다.
KBS 뉴스 이대완입니다.
촬영기자:변성준/그래픽:박수홍
이대완 기자 (bigbow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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