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주둔 미군 기지, 로켓포 공격받아…“미군 철수 노린 이라크 내 저항세력 소행”
이스라엘과 이란의 맞불 공세로 중동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시리아 주둔 미군 기지가 로켓포 공격을 받았다. 이라크 정부와 미국이 친선관계를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자국 주둔 미군을 철군시키도록 압박하기 위한 이라크 내 저항 세력의 소행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21일(현지시간) 이라크 안보 소식통 2명의 말을 인용해 이라크에서 시리아 북동부의 미군 기지를 향해 로켓포 최소 5발이 발사됐다고 보도했다.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라크 샤파크통신은 카라브 알지르 미군 기지 내 이착륙장에서 큰 폭발음이 여러 차례 들린 뒤 자욱한 연기가 치솟았다고 전했다. 로켓포는 시리아와 인접한 이라크 주마르에 주차된 소형트럭에서 발사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라크군은 보복 차원에서 로켓 발사대가 있던 소형트럭을 불태웠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을 누가 감행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내 저항군을 배후로 지목했다.
이번 사건은 이라크 정부가 미군 철군 결정에 대한 갈림길에 선 상황에서 나왔다. 2020년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미군에 암살당한 이후 이라크에선 자국 주둔 미군을 철수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설상가상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면서 이라크 내 이슬람 저항 세력은 이라크 정부가 미국과 밀착하는 것을 경계해왔다.
하지만 최근 이란과 이스라엘이 서로 공습을 주고받으면서 미국 정부는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다른 중동국과 친소 관계를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5일 방미한 무함마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를 만나 양국 간 전략 동반자 관계를 지속하기로 약속했다. 이로써 이라크 주둔 미군이 철군할 가능성도 작아졌다. 현재 바그다드에는 약 50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친미파’와 ‘친이란파’의 대립이 선명해지고 있는 중동 안보는 점점 더 불안정해지고 있다.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세력인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22일 이라크 주둔 미군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친이란으로 분류되는 민병대 ‘하셰드 알샤비’가 주둔하는 이라크 바빌론주 칼소 군사기지에서 원인 미상의 폭발 이 일어나 군인 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 공격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이스라엘은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윤기은 기은 energyeu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문기의 추석 선물’ ‘딸에게 보낸 동영상’···이재명 ‘선거법 위반’ 판결문
- 조국 “민주주의 논쟁에 허위 있을 수도···정치생명 끊을 일인가”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사라진 돌잔치 대신인가?…‘젠더리빌’ 파티 유행
- “민심의 법정서 이재명은 무죄”···민주당 연석회의 열고 비상행동 나서
- 40대부터 매일 160분 걷는 데 투자하면···수명은 얼마나 늘어날까?
- 드라마인가, 공연인가…안방의 눈과 귀 사로잡은 ‘정년이’
- 중학생 시절 축구부 후배 다치게 했다가···성인 돼 형사처벌
- 은반 위 울려퍼진 섬뜩한 “무궁화꽃이~”···‘오징어게임’ 피겨 연기로 그랑프리 쇼트 2위
- ‘신의 인플루언서’ MZ세대 최초의 성인···유해 일부 한국에 기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