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A 하나 믿고 3724억 달라고 했으니, 스넬 "마이너 등판 필요없다" 뻔뻔함? SF 힘 못받는 주원인

노재형 2024. 4. 2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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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블레이크 스넬이 지난 20일(한국시각)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등판해 3회 투구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넬은 샌프란시스코 입단 후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1점대로 최악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올해도 플레이오프에 오를 확률이 그리 높지 않다.

샌프란시스코는 22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10승13패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4위에 처져 있다. 선두 LA 다저스와는 2.5경기차로 간격이 크지는 않다. 2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12승12패), 3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11승12패)에도 각각 1.5경기, 1경기차로 붙어있다.

하지만 시즌 초 경기력을 들여다 보면 투타에 걸쳐 뚜렷한 강점이 보이지 않는다. 통계 전문 팬그래프스는 샌프란시스코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을 32.3%로 제시하고 있다. 다저스가 90.0%, 애리조나와 샌디에이고가 각각 46.4%, 43.1%로 격차가 크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애리조나전에서 선발 조던 힉스가 5이닝 1안타 1실점을 잘 던졌지만, 2-1로 앞선 6회초 좌완 에릭 밀러가 2실점해 역전을 당했고 9회에는 닉 아빌라가 추가로 2점을 줘 결국 3대5로 무릎을 꿇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조던 힉스. USATODAY연합뉴스

전반적으로 타선보다는 마운드가 허술하다. 샌프란시스코의 팀 타율(0.247)과 팀 OPS(0.699)는 NL 7위, 10위다. 지난해 NL 꼴찌 수준에서 일취월장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리드오프 이정후를 비롯해 맷 채프먼, 호르헤 솔레어 영입 효과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팀 평균자책점(4.88)은 14위로 내려앉아 있다. 샌프란시스코보다 팀 평균자책점이 낮은 NL 팀은 서부지구 최하위 콜로라도 로키스(5.88) 밖에 없다. 콜로라도는 5승17패로 사실상 순위 경쟁서 탈락한 팀이라 비교 의미가 없다.

샌프란시스코 투수력이 NL에서 가장 약하다는 의미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4.45로 NL 11위, 불펜 평균자책점은 5.56으로 14위다. 선발과 불펜 가릴 것이 없다.

특히 지난해 NL 사이영상 수상자인 블레이크 스넬의 부진이 심각한 수준이다. 3경기에 선발등판해 11⅔이닝을 던져 18안타와 5볼넷을 내주고 15실점을 했다. 전부 패전투수가 됐고, 평균자책점은 11.57, 피안타율은 0.340에 이른다.

지난 15일(한국시각) 탬파베이 레이스전에 등판한 블레이크 스넬. USATODAY연합뉴스
지난달 21일(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 입단식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는 스넬. 그는 지난 겨울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를 앞세워 2억달러 이상의 계약을 요구했었다. AP연합뉴스

스넬은 지난달 20일 계약해 스프링트레이닝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시범경기에도 등판하지 않고 자체 시뮬레이션 게임에 나가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스넬보다 열흘 늦게 계약한 애리조나 조던 몽고메리는 마이너리그에서 2경기 등판을 하고 나서 메이저리그 로테이션에 합류해 지난 20일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6이닝 4안타 1실점의 호투로 승리를 따냈다. 스넬도 마이너리그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빅리그에 합류했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스넬은 "그건 어디까지 선택의 문제다. 마이너리그 등판이 필요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내 피칭 스터프는 여전하다"며 "내가 아는 대로 모든 걸 순서를 정해서 던지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시작하면, 모든 가정은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애리조나 조던 몽고메리가 지난 20일(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전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마이너리그에 갈 필요가 없고, 곧 페이스를 찾을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스넬의 항변이 맞는지는 1~2경기 더 지켜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지난 겨울 스넬이 FA 시장에서 각광받지 못한 것은 내구성에 대한 의문, 시즌마다 들쭉날쭉한 기복 때문이었다. 그는 지난해 14승9패, 평균자책점 2.25, 234탈삼진을 올리며 탬파베이 레이스 시절인 2018년에 이어 생애 두 번째 사이영상을 받았다.

하지만 그가 2016년 데뷔 이후 규정이닝을 넘긴 건 그 두 시즌 뿐이었다. 그만큼 내구성과 건강에 문제가 많았다는 얘기다. 게다가 그는 지난해 평균자책점 부문 전체 1위에 오르고도 가장 많은 99볼넷을 허용했다. 제구가 썩 좋은 투수는 아니다.

하지만 그는 시장에서 2억달러 이상을 요구했다. USA투데이 밥 나이팅게일 기자에 따르면 지난 1월 에이스급 선발을 찾던 뉴욕 양키스가 6년 1억5000만달러를 제시하자 9년 2억7000만달러(약 3724억원)를 요구해 협상이 결렬됐다. 한 달 뒤 양키스가 6년 1억6200만달러로 조건을 높여 오퍼했지만, 스넬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결국 스넬은 부르는 팀이 없어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 부랴부랴 샌프란시스코와 1년 3200만달러에 계약했다. 올시즌 후 시장을 또 노리기로 한 것이다. 2억7000만달러는 커녕 2억달러 자체가 지나친 욕심이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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