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공사비 3.3㎡당 1300만원 찍었다…신반포22차 ‘역대 최고’
7년 전 금액서 2배 이상 올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2차 재건축 공사비가 3.3㎡당 1300만원으로 확정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반포22차 재건축 조합은 지난 16일 시공사 현대엔지니어링과 공사비를 3.3㎡당 1300만원으로 올리는 계약을 체결했다. 역대 최고가인 서초구 방배삼호 12·13동 가로주택정비사업 공사비(3.3㎡당 1153만원)를 웃도는 가격이다.
신반포22차 재건축은 잠원동 65-33 일대에 1동짜리 아파트를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짜리 2개동으로 새로 짓는 사업이다. 가구 수는 132가구에서 160가구로 늘어난다. 단지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3호선 잠원역에서 불과 200m 떨어진 역세권 단지라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합은 2017년 현대엔지니어링을 시공사로 선정하며 3.3㎡당 569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7년 뒤 현대엔지니어링은 최초 계약금액의 2배를 웃도는 1390만원을 변경 공사비로 제시했다.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원자재값 상승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소규모 재건축 단지라 원가 절감이 어려웠던 데다 기존 브랜드를 고급화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비용 상승도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지금과 같은 시장 상황에서 조합이 시공사의 공사비 인상 요구를 거부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공사비가 늘어나는 만큼, 갈등이 장기화돼봤자 조합 입장에선 얻을 게 없다는 것이다.
인근에서 소규모 재건축을 추진 중인 신반포18차 337동 조합도 시공사의 공사비 증액 요구로 한때 내홍을 겪었으나 현재는 변경된 공사비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단지의 평당 공사비는 2019년 9월 계약 당시 660만원에서 958만원으로 3년 만에 45%가 늘었다.
강남권이 아닌 서울 다른 지역에서는 1000만원 이상의 공사비를 먼저 제시하는 조합도 등장했다. 마포구 도화동 마포로 1-10지구 재개발 조합은 지난해 3.3㎡당 930만원에 입찰공고를 냈지만 유찰돼 최근 3.3㎡당 1050만원으로 공사비를 올렸다. 용산구 갈월동 남영동업무지구 제2구역 재개발 조합도 지난 2월 공사비로 3.3㎡당 1070만원을 제시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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