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넬리 코다와 스코티 셰플러 독주가 주는 교훈

하유선 기자 2024. 4. 22.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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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24시즌 첫 메이저 대회 셰브론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와 2024년 남자골프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챔피언인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남녀 골프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26)와 스코티 셰플러(27)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스코티 셰플러는 지난주 열린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그린 재킷을 차지했고 (편집자 주: 해당 칼럼 게재 직후 셰플러는 악천후로 중단됐다가 한국시간 22일 밤 속개된 RBC 헤리티지도 제패하며 마스터스에 이어 2주 연승도 기록했다), 그보다 앞서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과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2연승을 거두었다.



 



넬리 코다는 22일 텍사스주 우들랜드의 더 클럽 칼턴우즈에서 막을 내린 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더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우승, 최근 5개 대회 연속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두 선수가 PGA투어와 LPGA투어에서 연승을 거두며 질주하는 기세는 폭주하는 기관차를 보는 듯하다. 두 선수의 기량이 워낙 견고한 데다 강한 정신력까지 갖춰 당분간 아무도 두 선수의 무서운 기세를 꺾지 못할 것 같은 분위기다. 



 



이런 와중에 한국 선수들은 질주하는 열차가 몰아치는 거센 바람에 맥없이 나가떨어지는 모습으로 비친다. 우승을 위해 나름 열심히 분투하지만 승리를 챙기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특히 한때 LPGA투어의 주류를 형성하며 세계 골프를 호령했던 한국 여자 선수들의 부진은 우리 골프팬들의 시선마저 거두게 하는 분위기가 생길 정도다.



 



3라운드를 마친 뒤 1타 차 선두였다가 4라운드에서 버디 2개에 보기 4개로 2타를 잃으며 5위로 추락한 유해란은 아쉬움이 많았다. 이번 대회에서 선전한 루키 임진희(26)는 마지막 날 2타를 잃어 단독 8위로 자신의 LPGA투어 최고 성적에 만족해야 했다. 김아림(29)은 공동 9위, 신지애(36)는 공동 23위에 이름을 올렸다. 방신실(20)은 2라운드에서 공동 5위에 올라 기대를 모았지만 최종 합계 1오버파로 공동 40위로 첫 LPGA투어 대회를 마무리했다.



 



LPGA투어를 주도하던 다른 한국 선수들의 성적은 초라할 정도다. 김세영과 안나린이 공동 30위, 양희영의 공동 42위, 신지은이 공동 57위, 박희영이 공동 67위, 이미향이 공동 72위 등으로 중하위권으로 쳐졌다. 고진영, 전인지, 지은희, 이소미, 이정은6, 김효주 등 그나마 희망을 걸만한 선수들마저 컷을 통과하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이런 초라한 성적표를 선수 탓만으로 돌릴 수는 없다. 그만큼 스포츠에는 많은 변수가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시즌과 시즌 사이 긴 휴식 및 훈련기간을 가졌을 우리 선수들이 시즌 초반 보여주는 무기력함은 LPGA투어의 다른 선수들과 너무 대조적이다.



 



우리 선수들이 눈을 씻고 다시 보아야 할 맨 앞줄의 선수가 바로 넬리 코다다. LPGA투어에 한국 여자골프 열풍을 일으킨 박세리를 보는 듯하다.



 



물론 넬리 코다는 부모로부터 뛰어난 스포츠 DNA를 물려받았다. 아버지 페트르 코다는 메이저인 호주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단식에서 10차례 우승한 체코의 테니스선수 출신이고 어머니 레지나 라크르토바 역시 88서울올림픽에 출전한 테니스선수 출신이다. 언니 제시카 코다(31)는 2021년 프로골퍼 출신 조니 델프레테(35·부동산중개업)와 결혼하기 전까지 PGA투어에서 6승을 거두었다. 남동생 세바스찬 코다(24)는 현역 테니스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이런 선천적 DNA를 타고 났음에도 넬리 코다는 연습벌레로 소문나있다. 그랜드슬램 달성이 목표다.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에 이어 이번 더 셰브론 챔피언십 우승으로 이미 2개의 메이저를 차지했다. 앞으로 3개의 메이저 대회를 우승해야 하니 연습을 게을리할 수 없는 것이다. LPGA투어 통산 13승이라 세계 여자골프 명예의 전당 입성도 희망적이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음에도 올해 열리는 파리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탐내고 있고 한다.



 



올들어 빛을 발하는 그의 경쟁력은 2022년 코로나 감염 덕(?)을 본 듯하다. 그는 코로나 감염 후유증으로 혈전 부작용이 생겨 3개월간 쉰 데 허리 통증으로 수술까지 받았으나 성공적인 재활로 언니 제시카 코다를 뛰어넘을 수 있었다.



 



넬리 코다를 지켜보면서 과연 우리 선수들은 혼신을 다 해 경기에 임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선수들 대부분이 물설고 낯선 미국에서 선수로서 뿌리내리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평소의 연습이나 기회 포착력, 기대에 못 미치는 자신에 대한 분노와 채찍질 등에 부족함이 없는지 돌아볼 일이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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