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어도어 경영권 탈취?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사태'가 본질"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K팝 최대 기획사인 하이브(HYBE)가 민희진 대표 등 산하 레이블 어도어(ADOR)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 가운데, 어도어 측이 이번 건의 본질은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사태'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뉴진스'는 민 대표가 기획한 K팝 대표 걸그룹이며 '아일릿'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프로듀싱에 참여한 하이브 레이블 빌리프랩 소속 신인 걸그룹이다.
어도어는 22일 오후 공식 입장을 내고 "하이브 및 빌리프랩에 이번 카피 사태는 물론 이를 포함해 하이브가 뉴진스에 대해 취해 온 일련의 행태에 관해 공식적인 문제 제기를 했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어도어는 최근 뉴진스의 브랜드 가치 침해와 관련 하이브에 입장 표명을 요청하는 서신을 보냈다. 하지만 하이브와 빌리프랩이 구체적인 답변을 미루다 이날 민 대표의 직무를 정지하고 해임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통보했다는 게 어도어의 설명이다.
어도어는 "동시에 민희진 대표가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는 등 어이없는 내용의 언론 플레이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의 문화적 성과를 지키기 위한 정당한 항의가 어떻게 어도어의 이익을 해하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인지, 어떻게 어도어의 경영권을 탈취하는 행위가 될 수 있는 것인지,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어도어와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가 이룬 문화적 성과가 아이러니하게도 하이브에 의해 가장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일릿은 지난달 데뷔했다. 실제 아일릿의 티저 사진 등 초반 뉴진스인줄 알았다는 반응이 온라인에 꽤 나왔다. '민희진 풍', '민희진 류'의 말도 등장했다. 어도어는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는 빌리프랩이라는 레이블 혼자 한 일이 아니며 하이브가 관여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뉴진스가 컴백을 준비 중인 점도 갈등을 부추겼다. 뉴진스는 내달 24일 새 더블 싱글 '하우 스위트(How Sweet)'를 발매한다. 수록곡 '버블 검(Bubble Gum)' 뮤직비디오는 오는 27일 0시 선공개된다.
어도어는 "아일릿이 활동을 하고 있지 않은 뉴진스를 소환했다. 아류의 등장으로 뉴진스의 이미지가 소모됐고, 불필요한 논쟁의 소재로 끌려들어가 팬과 대중에게 걱정과 피로감을 줬다"고 지적했다.
하이브 산하의 레이블들이니 아일릿이 뉴진스와 유사한 것은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도 있다. 심지어 어도어 및 뉴진스가 이러한 유사함을 허용하거나 양해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어도어는 "그러나 이러한 반응들은 명백히 오해인 바,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 멀티 레이블은 각 레이블이 독립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체제이지, 계열 레이블이라는 이유로 한 레이블이 이룩한 문화적 성과를 다른 레이블들이 따라하는 데 면죄부를 주기 위한 체제가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도어는 실제 하이브, 빌리프랩을 포함해 그 어느 누구에게도 뉴진스의 성과를 카피하는 것을 허락하거나 양해한 적이 없다고 했다. "뉴진스와 아일릿이 어떤 식으로든 연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에서 데뷔했다는 이유만으로 누가 누구의 동생 그룹이니 하는 식의 홍보도 결코 용인할 생각이 없다"는 얘기다.
"뉴진스가 일궈 온 문화적 성과를 지키고, 더 이상의 카피 행위로 인한 침해를 막기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이다. 카피 행위를 비롯해 어도어와 뉴진스에게 계속되는 여러 부당한 행위를 좌시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입장임을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어도어는 아일릿의 활동이 많아질수록 뉴진스와 다른 점들만 모아 부각시켜 데뷔 당시 시비를 희석시키려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 아일릿의 데뷔곡 '마그네틱(Magnetic)'이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진입 등 호성적을 거두면서 관련된 갑론을박이 수그러든 상황이다.
어도어는 "뉴진스 멤버 및 법정대리인들과 충분히 논의한 끝에 공식 입장을 발표하게 됐다. 하이브 및 빌리프랩이 잘못을 직시하고 앞으로는 타인의 문화적 성과를 존중하고 치열한 고민을 거친 창작을 통해 우리나라 음악 산업과 문화에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이브는 이날 민 대표와 임원 A씨 등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하이브는 어도어 경영진들이 독립을 위한 경영권 탈취를 시도해온 정황을 파악하고 감사권을 전격 발동했다는 입장이다. 하이브는 이들이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대외비인 계약서 등을 유출하고, 하이브가 보유 중인 어도어의 주식을 팔도록 유도하기 위한 방안 등을 논의해온 것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민 대표와 어도어 측이 아일릿 카피 건을 들고 나와 현 상황에 대해 반박을 하고 있는 만큼, 대립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 감사팀이 전산자산 회수와 대면 진술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 증거와 물증이 확보되느냐에 따라 무게추가 기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어도어의 지분은 하이브가 80%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20%는 민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이 보유 중이다. 민 대표는 지난해 어도어 지분 18%(57만3160주)를 매입했다. 하이브(80%)에 이어 두 번째 주주다. 민 대표는 어도어 출범 당시 지분을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 받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지분 2%(7만840주)는 어도어의 다른 임원이 보유했다.
다음은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사태'에 대한 어도어의 공식 입장
어도어는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를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우리나라 음악 산업과 문화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사태'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힙니다.
하이브는 여러 레이블이 독립적으로 자신의 음악을 만들고 이를 통해 문화적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 멀티 레이블 체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도어는 그 레이블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어도어 및 그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가 이룬 문화적 성과는 아이러니하게도 하이브에 의해 가장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습니다.
하이브의 레이블 중 하나인 빌리프랩은 올해 3월 여성 5인조 아이돌 그룹 아일릿을 데뷔시켰습니다. 아일릿의 티저 사진이 발표된 후 '뉴진스인 줄 알았다'는 반응이 폭발적으로 온라인을 뒤덮었습니다. 아일릿은 헤어, 메이크업, 의상, 안무, 사진, 영상, 행사출연 등 연예활동의 모든 영역에서 뉴진스를 카피하고 있습니다. 아일릿은 '민희진 풍', '민희진 류', '뉴진스의 아류' 등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아일릿 데뷔 앨범의 프로듀싱을 했습니다.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는 빌리프랩이라는 레이블 혼자 한 일이 아니며 하이브가 관여한 일입니다. K팝을 선도하는 기업이라는 하이브가 단기적 이익에 눈이 멀어 성공한 문화 콘텐츠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카피해 새로움을 보여주기는커녕 진부함을 양산하고 있는 것입니다.
뉴진스는 현재 5월 컴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일릿이 활동을 하고 있지 않은 뉴진스를 소환했습니다. 아류의 등장으로 뉴진스의 이미지가 소모됐고, 불필요한 논쟁의 소재로 끌려들어가 팬과 대중에게 걱정과 피로감을 줬습니다. 이러한 사태를 만들어 낸 장본인은 하이브와 빌리프랩이건만,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어도어 및 뉴진스의 몫입니다.
하이브 산하의 레이블들이니 아일릿이 뉴진스와 유사한 것은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어도어 및 뉴진스가 이러한 유사함을 허용하거나 양해했을 것이라는 반응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반응들은 명백히 오해인 바, 이를 바로잡고자 합니다. 멀티 레이블은 각 레이블이 독립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체제이지, 계열 레이블이라는 이유로 한 레이블이 이룩한 문화적 성과를 다른 레이블들이 따라하는 데 면죄부를 주기 위한 체제가 결코 아닙니다.
그리고 어도어는 실제 하이브, 빌리프랩을 포함해 그 어느 누구에게도 뉴진스의 성과를 카피하는 것을 허락하거나 양해한 적이 없습니다. 어도어는 뉴진스와 아일릿이 어떤 식으로든 연관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에서 데뷔했다는 이유만으로 누가 누구의 동생 그룹이니 하는 식의 홍보도 결코 용인할 생각이 없습니다.
어도어는 이미 하이브 및 빌리프랩에 이번 카피 사태는 물론, 이를 포함해 하이브가 뉴진스에 대해 취해 온 일련의 행태에 관해 공식적인 문제 제기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하이브 및 빌리프랩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을 하기에 급급했으며, 구체적인 답변은 미루며 시간을 끌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하이브는 오늘(2024. 4. 22.) 갑작스레 민희진의 대표이사 직무를 정지하고 해임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통보하면서, 그 이유로 민희진 대표가 '어도어의 기업가치를 현저히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언론에는 민희진 대표가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는 등 어이없는 내용의 언론 플레이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의 문화적 성과를 지키기 위한 정당한 항의가 어떻게 어도어의 이익을 해하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인지, 어떻게 어도어의 경영권을 탈취하는 행위가 될 수 있는 것인지,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입니다.
하이브와 빌리프랩, 그리고 방시혁 의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나 대책 마련은 하지 않으면서, 단지 민희진 대표 개인을 회사에서 쫓아내면 끝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어도어는 물러날 생각이 없습니다. 어도어는 뉴진스가 일궈 온 문화적 성과를 지키고, 더 이상의 카피 행위로 인한 침해를 막기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입니다. 어도어는 카피 행위를 비롯해 어도어와 뉴진스에게 계속되는 여러 부당한 행위를 좌시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입장임을 분명히 밝히고자 합니다.
하이브 및 빌리프랩은 아일릿의 활동이 많아질수록 뉴진스와의 다른 점들만 모아 부각시키며 데뷔 시의 사태를 희석시키려고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는 사이 팬과 대중들이 가진 오해들도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에 어도어는 뉴진스 멤버 및 법정대리인들과 충분히 논의한 끝에 공식 입장을 발표하게 됐습니다.
이 입장 발표로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사태'를 둘러싼 팬과 대중의 오해가 풀리기를 희망합니다. 이 입장 발표로 그리고 하이브 및 빌리프랩이 잘못을 직시하고 앞으로는 타인의 문화적 성과를 존중하고 치열한 고민을 거친 창작을 통해 우리나라 음악 산업과 문화에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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