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오피니언리더] 라이시 이란 대통령, `공습 교환` 파키스탄 22일 방문

에브라힘 라이시(사진) 이란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파키스탄을 공식 방문한다고 파키스탄 일간 돈(Dawn) 등이 21일 보도했습니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라이시 대통령이 외무부 등 부처 장관과 재계 인사들로 이뤄진 대표단과 함께 2박3일 일정으로 파키스탄을 찾는다고 밝혔습니다. 라이시 대통령은 지난 2월 총선으로 파키스탄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파키스탄을 방문하는 외국 원수입니다.

앞서 이란과 파키스탄은 지난 1월 테러단체 근거지를 공격한다며 서로 상대국 영토를 공습한 뒤 곧 화해한 바 있습니다. 당시 공격은 먼저 이란이 열었습니다. 자국의 수니파 분리주의 무장조직 '자이시 알아들'(Jaish ul-Adl)의 근거지인 파키스탄의 발루치스탄지역을 미사일로 공격한 것입니다. 이틀 후 파키스탄이 자국의 분리주의 무장단체인 발루치스탄 해방군의 은신처인 이란의 시스탄-발루치스탄(Sistan Baluchistan)에 미사일 폭격을 했습니다. 양국이 서로 상대국 영토에 미사일을 쏘았으나, 목표는 발루치스탄이었습니다. 이는 발루치스탄에 양국 공동의 이익이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이란과 파키스탄은 아라비아해에 면해 있는 발루치스탄 지역의 분리주의자들을 통제해야 하는 공통의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양국은 발루치스탄의 불안정한 정치 상황으로 인해 자원이 풍부한 이 지역의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양국이 상대방 국경 안에 있는 발루치스탄 지역을 폭격한 것을 놓고 겉으로는 비난 성명을 내놨지만, 속으로는 '내가 할 일을 대신 해줬다'는 생각을 은근히 갖고 있는 셈입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번 이슬라마바드 방문에서 셰바즈 샤리프 총리와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 등을 만나 무역과 대(對)테러 등 다양한 부문에서 양국간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번 라이시 대통령의 이슬라마바드 방문의 최대 목적 중 하나는 발루치스탄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파키스탄 외무부 성명은 역사와 문화, 종교를 기반으로 강한 유대를 맺고 있는 양국 관계가 라이시 대통령의 방문으로 더욱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자르다리 대통령은 지난 13일 라이시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양국이 직면한 안보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선 정보교류를 더욱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돈은 전했습니다.

이규화기자 이란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