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40% 급락하는 16주간 계속 샀다…눈물의 물타기?[서학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미국 증시가 4월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며 본격적인 조정에 들어간 가운데 서학개미들의 주간 순매수 규모가 5000만달러 미만으로 크게 줄었다.
반도체주 3배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와 테슬라가 대규모 순매수를 나타냈지만 직전주에 비해 순매도 규모가 확대된 종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0~16일(결제일 기준 15~19일) 사이에 서학개미들은 미국 증시에서 4732만달러를 순매수했다. 16주째 매수 우위가 이어졌지만 순매수 규모는 지난 16주간 가운데 가장 적었다.
지난 10~16일 사이에 S&P500지수는 3.0%, 나스닥지수는 2.7% 하락했다. 이후 17~19일 3일간 S&P500지수는 1.7%, 나스닥지수는 3.7% 더 내려갔다.
반면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는 2492만달러 순매도했다. 직전주에 SOXL을 2507만달러 순매도하고 SOXS는 1763만달러 순매수했던 것과 180도 바뀐 모습이다.
반도체주가 지난 3월7일 고점을 찍고 하락한 뒤 한달 이상 횡보하는 가운데 17일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회사인 ASML과 18일 대만 반도체회사인 TSMC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반등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ASML은 올 1분기 장비 수주액이 시장 예상치에 미달했고 TSMC는 메모리를 제외한 반도체산업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 이상"에서 10%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SOXL은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3일만에 24.1% 폭락했다.
서학개미들은 실적 모멘텀을 기대하고 TSMC ADR(미국 주식예탁증서)도 1417만달러 순매수했지만 TSMC는 지난 17~19일 3일간 주가가 8.1% 하락했다.
테슬라 주가는 오는 8월8일 로보택시를 공개한다는 소식에 170달러대를 회복했으나 지난 15일 직원의 10%가량을 감원한다는 소식에 다시 160달러대로 떨어졌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지난 16일 조만간 금리를 인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혀 150달러대로 내려갔다. 자동차주는 자동차 할부금리 때문에 금리가 높으면 직격탄을 받는다.
테슬라 주가가 다시 하락하자 테슬라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로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ETF(TSLL)도 단기 반등을 기대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1577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하지만 테슬라 주가는 18일 도이치뱅크가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추고 목표주가를 123달러로 하향 조정하면서 15개월만에 150달러도 깨졌다. 지난 21일에는 테슬라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유럽과 중동에서도 전기차 가격을 인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테슬라 주가를 압박하고 있다.
테슬라는 오는 23일 장 마감 후에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TMF는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들로 구성된 벤치마크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ETF로 장기 국채수익률이 떨어질 때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서학개미들은 미국의 장기 국채수익률이 더 오르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TMF를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은 비트코인 상승 베팅도 계속했다. 비트코인 현물가격의 하루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 비트코인 ETF(BITU)는 1828만달러 순매수로 2주째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BITU는 지난 2일부터 거래를 시작한 신생 ETF다.
비트코인 선물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2배 따르는 2배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BITX)는 1613만달러 순매수됐다. BITX는 직전주에 6주일만에 813만달러 순매도로 돌아섰다가 일주일만에 다시 순매수 전환했다.
서학개미들은 슈왑 미국 배당주 ETF(SCHD)를 1307만달러, 부동산 리츠(REITs)로 월배당 상품인 리얼티 인컴 코프(O)를 1224만달러 순매수했다.
인베스코 시니어론 ETF(BKLN)도 1064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시니어론은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의 변동금리형 선순위 담보 대출을 말한다. 당분간 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시니어론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를 가장 많은 7275만달러 순매도했다. 엔비디아는 3주째 매도 우위가 지속됐고 규모는 2주째 7000만달러를 넘어서며 차익 실현이 공격적으로 이뤄지는 모습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3월25일 950달러를 넘어섰으나 지난 19일에는 762.00달러로 마감하며 19.8% 떨어졌다.
특히 지난 19일에는 엔비디아의 AI 칩을 탑재해 서버를 만드는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가 올 1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올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AI 칩 수요 둔화 우려가 불거지며 엔비디아 주가가 10% 급락했다.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는 지난 1월에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전에 실적 가이던스를 대폭 상향 조정했었다.
엔비디아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따르는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NVDL)도 1294만달러 순매도됐다.
지난해 12월14일 사상최고치 경신 이후 주가가 내림세를 타고 있는 애플도 3495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쿠팡은 유료 멤버십 와우회원의 요금을 대폭 인상하면서 주가가 오르자 2989만달러 매도 우위를 보였다. 주가가 더 오르기를 기다리지 않고 상승한 틈에 주식을 처분하려는 욕구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알파벳 클래스 A는 오는 25일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1932만달러 순매도됐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AI 칩에 들어가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생산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한 뒤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1306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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