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토리] 영상으로 만나는 '미술로 보는 세상' ⑫ 인공지능 시대, 창작자의 역할

이세영 2024. 4. 2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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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미술로 보는 세상'은 미술 작품을 통해 당시 화가가 살아갔던 시대상과 현재 세상 곳곳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연재물입니다. 연합뉴스 K컬처팀은 기존 연재물을 영상으로 확장한 크로스 미디어형 콘텐츠인 <영상으로 만나는 '미술로 보는 세상'>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미술 이미지는 영화, 광고 등을 넘어서 메타버스와 가상·증강현실까지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습니다. K컬처팀은 미술 이미지를 통해 생각의 탄생과 사유의 확장을 표방하는 지식 콘텐츠를 선보이고자 합니다. 노석준(전 고려대 외래교수) RPA 건축연구소 소장과 석수선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영상예술학 박사)의 도움으로 제작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오픈AI의 인공지능 시각화 툴 소라(Sora)가 만든 영상을 보면 실제 연인으로 보이는 사람들, 산책하는 모습들이 사실은 다 AI가 만든 것이다. 진짜와 가상을 어떻게 구별해야 할 지 더 혼란이 올 것이고, 미술 분야 역시 더 그럴 것 같다."

지난 2월 오픈AI가 내놓은 텍스트 기반 영상 생성 AI '소라(Sora)'는 챗GPT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만큼의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소라의 출현은 단순하게 고품질의 영상을 만들어 주는 것을 뛰어넘어 물리적 세계를 이해해 현실을 재구성하는 인공지능의 출현을 의미했다.

이는 사람처럼 생각하는 인공지능의 구현을 향한 하나의 지향점이자 교두보로 볼 수 있다. 숨 가쁘게 발달하는 인공지능 기술 앞에 인간 창작자의 존재 의미를 찾으려면 사람과 인공지능의 차별화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인공지능은 창작 행위를 단순화하고 창의성의 표준화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사람 창작자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예술가는 이러한 시대에서 본인만의 주체성을 지키고 고유의 서사를 응축해 표현해야 할 때다.

'미술로 보는 세상' 칼럼 저자 연합뉴스 도광환 기자는 소라가 만든 영상이 실제와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며 "꽤 충격적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도 기자는 이어서 "미래의 미술 세계에서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수 있을지, 아니면 그것의 의미 자체가 없어질 것인지 혼란스럽다"고 덧붙였다.

인공지능 전문가이면서 미디어 아티스트인 이은준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도 "AI와 데이터, 대규모 시각적 설치물이 어우러진 예술은 디지털화되고 데이터가 넘치는 사회 현상을 반영한 현대 예술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인공지능 영상예술 작품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을 형성하기 위해 몇 가지 접근 방식을 제안했다.

그는 "먼저 작가(인공지능 프롬프트 입력자)의 의도와 작품 메시지를 이해하면서 무엇보다 작가가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와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AI가 생성한 영상 작품의 제작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데이터 처리 과정에 대해서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 "이러한 관람행위가 관객에게 기술과 창의적 결정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감상 경험을 풍부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노석준 RPA 건축연구소 소장은 소라의 개발 배경을 설명하며 "인공지능을 통해, 텍스트를 기반으로 동영상을 제작하려는 시도는 앞서 많이 있었다"며 "예전에는 그 과정에 수많은 데이터와 연산 과정이 필요했으나, 소라는 그것 없이도 정말 정교한 영상을 만들어낸다. 2차원 자료를 가지고 3차원의 효과를 낸다는 점에서 놀랍다"고 말했다.

석수선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영상의 뒷부분이 없어도 이것을 만들어달라, 해상도를 높여달라 하는 식의 명령을 내리면 제작이 가능하다"며 "100퍼센트 마음에 드는 이미지가 나오지 않아도 계속 수정을 거쳐서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생성형 AI, 그리고 소라가 굉장히 놀랍다"고 말했다.

노 소장은 생성형 AI가 미술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많은 형태의 미술이 굉장히 다른 형태로 파생되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튀르키예 미디어 아티스트 레픽 아나돌이 AI를 활용해 작품을 만드는 것은 초창기 적 결과물인 것 같고, 앞으로 어떤 식의 미술이 나올지 상당히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AI 기술이 발전하고 활용이 많아질수록) 사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이 축소될 것 같다"며 "창작자 역할의 범위가 재정립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 기자는 이에 대해 "미술 작품을 책으로 보는 것과 직접 보는 것은, 물질성을 느낀다는 점에서 다르다"며 "인간에게 감동을 주는 부분에서 AI가 만드는 창작물은 아직 한계가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도 기자는 AI 기술이 발전하고 인간 창작자의 역할이 바뀜에도 불구하고 기억해야 할 부분은 "예술이라는 것은 행복이자 치유"라며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보면서 내가 느꼈던 것처럼 예술 작품을 통해 울림을 받을 수가 있고, 결국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기획·제작총괄 : 정규득, 책임 프로듀서 : 이동칠, 진행 : 유세진·도광환·노석준·석수선, 촬영 : 김민규·유준하·이수아, 스튜디오 연출 : 김혜리, 인공지능 자문 : 이은준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연출 : 김현주>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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