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높아지는 '영수회담'…의제 협의 첫 만남부터 '불발'

대통령실, 정무수석 교체 이유로 실무회동 돌연 취소
의제 두고 입장 차…신경전 이어질 듯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회동이 22일 불발됐다. 민주당이 대통령실의 준비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며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향후 정부와 야당 사이의 신경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오섭 정무수석과 천준호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영수회담을 준비하는 실무회동을 하기로 했으나, 대통령실이 이날 홍철호 신임 정무수석 임명을 앞두고 회동을 돌연 취소했다. 이에 따라 이번주로 예상됐던 영수회담도 미뤄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수석급 교체를 이유로 대통령실에서 일방적으로 취소를 통보했다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했다.

영수회담 관련 실무회동을 앞둔 상황에서 정무수석 인사를 단행하면서 이미 잡혀있는 일정을 대통령실이 스스로 깼다는 것이 야당의 인식이다.

권혁기 당대표실 정무기획실장은 공지를 통해 "총선 민심을 받드는 중요한 회담을 준비하는 회동인데, 준비회동을 미숙하게 처리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천 비서실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요한 일을 하는데 대통령실의 일처리가 매끄럽지 않은 것 같다"며 "(인선을) 고려해서 (영수회담) 제안도 하고 실무진행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2년 만의 영수회담이 출발부터 어긋나면서 향후 일정이 쉽게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홍 수석은 당장 내일이라도 만나겠다고 했지만 민주당은 연락을 받아보고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의제를 두고도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입장이 다를 수 밖에 없어 신경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영수회담 제안을 통해 '협치'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카드로 쓰는 반면, 이 대표는 민생 정책의 실질적인 성과를 내 정국의 주도권을 쥐는 게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전 국민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등 민생 현안을 비롯해 이른바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주가조작 의혹) 등 대정부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홍 수석은 이날 임명 직후 "내일 바로 연결성을 갖고 천준호 비서실장을 만나도록 하겠다"며 "(영수회담 의제 관련) 답변은 천준호 비서실장을 만난 이후에 하겠다"고 말했다.

천 비서실장은 "아직까지 연락을 받은 바 없다"며 "연락이 오면 받아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train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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