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은 줍줍 기회"… 펀드로 몰린 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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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에서의 무력 충돌 위기감 고조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잇따른 매파적 발언으로 한미 증시가 함께 급락한 최근 1주일간 개미들은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관련 펀드를 대거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국내 주식형 펀드 1018개의 설정액은 1642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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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S&P500에 상승 베팅
석달간 돈빠지던 국내주식형
일주일새 1642억원 뭉칫돈
중동 지역에서의 무력 충돌 위기감 고조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잇따른 매파적 발언으로 한미 증시가 함께 급락한 최근 1주일간 개미들은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관련 펀드를 대거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국내 주식형 펀드 1018개의 설정액은 1642억원 증가했다. 최근 3개월간 설정액이 1조3687억원, 1개월에는 2127억원씩 줄어드는 등 자금 유출이 계속됐던 것이 지난 한 주간을 기점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쪽으로 180도 바뀐 것이다.
주식투자자들에게 지난주는 각종 악재 탓에 자산이 쪼그라드는 악몽 같은 기간이었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상호 공습에 나서며 확전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여기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 시기가 시장 예상보다 더 늦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하반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꺾였다.
특히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성장률 전망치 하향 탓에 엔비디아 등 주요 빅테크주가 하루에만 최대 10% 빠지는 등 줄줄이 폭락한 결과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한 주간 3.05%, 이에 영향을 받은 코스피 역시 같은 기간 3.35%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들어 전체적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 매도 우위 분위기를 이어가던 개미들은 오히려 지난주 코스피 폭락 시기를 저가에 진입할 시기라고 보고 매수세로 돌아선 결과로 풀이된다. 같은 이유로 빅테크 위주의 미국 주식형 펀드에도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로 미국에 투자하는 북미펀드에는 지난 1주일간 245억원이 유입돼 일본(94억원), 인도(52억원) 등 다른 지역보다 많았다.
가격이 떨어진 펀드를 '줍줍'하는 개미들의 행진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명확히 드러났다.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 개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 1·2위는 각각 KODEX 레버리지와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가 차지했다.
두 종목은 각각 코스피와 코스닥이 상승해야 수익을 얻는 ETF로, 이 기간 증시 약세 탓에 KODEX 레버리지의 수익률은 -8.12%,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는 -3.27%에 그쳤다. 코스피를 추종하는 KODEX 200 역시 1주일 만에 3.97% 빠졌지만, 1주 새 477억원의 개인 순매수가 몰렸다.
미국 관련 종목의 약세에도 개미들은 관련 ETF 매수를 이어갔는데, 특히 하락세를 보인 종목에 집중하는 행보를 보였다.
S&P500과 연동되는 TIGER 미국S&P500과 달러 하락에 베팅하는 달러선물인버스2X, 미국 기준금리 하락이 미뤄지면서 저조한 수익률이 계속되는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등이 대표적이다. 해당 종목들 역시 최근 1주 새 수익률이 -5~-3%에 머물렀다.
개인 순매수 상위 1~10위 ETF 가운데 플러스 수익을 기록한 종목은 CD금리 액티브와 회사채 액티브 등 증시 변동과는 큰 관계없는 '파킹형'뿐이었다.
저가 매수 전략에 나선 개미들의 운명은 오는 26일 발표될 미국 물가지수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나올 미국의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폭이 시장 전망보다 높으면 금리 인하 기대감이 또다시 후퇴하면서 증시를 끌어내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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