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그룹 계열사' 에코비트 매각절차 돌입

투자설명서 발송 … 몸값 3조
산은, 매도가 절반 대출 지원

'몸값' 3조원으로 추정되는 태영그룹 산하 종합 환경기업 에코비트가 22일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 중인 태영건설의 주채권자인 KDB산업은행은 매도가의 절반에 달하는 매도자 금융(스테이플 파이낸싱)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날 아시아 주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의약품 유통기업 지오영을 2조10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몸값 3조원인 에코비트도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오면서 딜 가뭄에 시달리던 인수·합병(M&A) 시장이 활성화될지에 관심이 주목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코비트 매각 주관사인 UBS·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이날 오전부터 원매자를 대상으로 투자설명서(IM)를 발송했다.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한 원매자를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IM이 전달될 전망이다. 전략적투자자(SI)·재무적투자자(FI)를 합쳐 원매자는 도합 20여 곳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주관사 측은 오는 5월 중하순에 예비입찰을 받을 예정이다.

이번 IM에서 특이한 점은 매도자 금융 지원 문구가 들어갔다는 것이다. 태영건설 주채권자인 산은이 1조5000억원(몸값 3조원 대비 절반)에 달하는 매도자 금융을 제공하는 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다른 은행권 대비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준다는 의미다. 매수자로선 실제로 들어가는 자기자본(에퀴티)을 더 줄일 수 있어 인수 매력도가 더 높아진다. 매각 측에서도 매도자 금융 인센티브를 주면서 몸값을 더 높일 수 있다.

에코비트는 태영그룹 지주회사인 티와이홀딩스와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각각 50%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에 더해 티와이홀딩스는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자회사 태영건설에 자금을 대주기 위해 2023년 1월 에코비트 지분 50%를 담보로 KKR로부터 4000억원을 빌렸다.

티와이홀딩스는 KKR에서 빌린 4000억원을 태영건설에 빌려줬는데, 워크아웃 과정에서 채권단 요청으로 해당 4000억원은 태영건설을 위해 출자전환(부채가 자본으로 전환)됐다.

[나현준 기자 / 전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