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 국평 분양가 4년새 5억 '껑충'
전용84㎡ 10.4억→14.8억
조합원 분양가도 25% 올라
천장 뚫은 공사비 최고가 경신
신반포22차 3.3㎡당 1300만원
최근 재건축 시장에서 공사비 급등으로 떨어진 사업성을 보완하기 위해 분양가격을 올리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는 정부의 분양가 통제, 시장에서의 수용 불확실성에 조합이 몸을 사리는 분위기였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서울 강북 지역의 재건축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일반분양 가격이 15억원을 돌파할 기세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홍제3구역 재건축 조합은 최근 조합원들에게 정비사업비 변동으로 인한 조합원·일반분양가 내역 추정치를 공개했다. 조합원 분양가격은 3.3㎡당 평균 2300만원대였던 것이 2800만원대로, 일반분양가는 3.3㎡당 평균 3000만원대였던 것이 4250만원대로 상승했다.
홍제3구역은 2020년 시공사 현대건설과 3.3㎡당 공사비 512만원에 계약했지만 지난해 시공사가 898만6400원으로 인상을 요구하며 갈등이 지속됐다. 약 1년간 공사비 협상 끝에 지난달 3.3㎡당 784만원에 합의했다. 이 추정치는 새 공사비 등을 반영해 조합과 시공사 등이 추산한 것이다.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의 일반분양 가격은 2020년 당시 10억3867만원으로 추정됐으나 이번에는 14억8028만원으로 42.5%나 올랐다. 조합원 분양가는 약 7억7997만원에서 9억7527만원으로 25% 뛰었다.
다른 평형도 비슷했다. 전용 77㎡의 일반분양가 추정치는 9억721만원에서 13억6340만원으로 50.3% 뛰었다. 전용 59㎡와 전용 114㎡ 일반분양가도 종전보다 각각 43%, 42% 오른 10억5740만원과 19억8900만원으로 예측됐다. 조합은 다음달 총회에서 정비사업비 변경 안건을 의결한 후 오는 8월 말~9월 초 이주를 시작할 계획이다.
물론 홍제3구역의 일반분양가가 추정치 그대로 공급되는 것은 아니다. 조합원들 동의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보증 과정 등을 거치며 일부 조정될 수 있다. 하지만 이 가격이 결국 '바로미터'가 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상 재건축 조합이 추산한 가격에서 크게 변동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강북 30평대 분양가격이 곧 15억원대에 육박한다는 얘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서울 청약시장에서 선보였던 아파트 단지들의 분양가격은 12억~13억원 선이었다.
한편 인건비와 자재비, 금융비용 등 '3중 쇼크'로 공사비를 대폭 인상하는 현장이 계속 나오고 있다.
신반포22차 재건축 조합은 공사비를 역대 최고 가격인 3.3㎡당 1300만원으로 결정했다. 조합과 현대엔지니어링은 2017년 입찰 당시 3.3㎡당 공사비 569만원으로 협상을 체결했다. 하지만 물가 상승과 인근 단지 자재비 설정 등을 고려해 이번에 대폭 올렸다. 신반포22차는 지난 2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공사비 검증 시범사업' 대상으로 삼아서 약 2개월간 분석할 예정이다.
사당5구역과 방배7구역은 3.3㎡당 공사비를 각각 910만원, 980만원으로 책정했다. 지금까지 3.3㎡당 공사비를 900만원 이상으로 정했던 현장은 신반포16차(944만원)와 신반포27차(908만원), 도곡개포한신(920만원) 등 강남 핵심지에 국한됐다. 그러나 이제 사당 등에서도 3.3㎡당 공사비가 900만원이 넘는 현장이 나타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공사비 쇼크가 일반분양가로 전가되는 현상을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동의했지만 '가격 자체'를 인위적으로 손보는 행위는 절대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때 썼던 민간 분양가상한제나 HUG의 고분양가 관리지역 등 제도는 '분양가 통제→주택 공급 감소·신축 가격 급등→구축 포함 전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분양가를 잘못 잡으면 주택 공급난을 더 부추길 우려가 있다"며 "금리와 인건비 등 주택가격을 결정짓는 근본 요소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밝혔다.
[손동우 기자 / 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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