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와 함께 산티아고 순례길 825km 완주한 한국의 '돈키호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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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았던 고삐를 놓는 순간, 당나귀는 어느덧 그저 부리는 짐승이 아닌, 친구이자 동반자가 되는 경험을 했죠."
22일 인사동 모처에서 가진 '동키호택'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임택 작가는 산티아고 순례길 825km를 81일 동안 함께 여행한 당나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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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잡았던 고삐를 놓는 순간, 당나귀는 어느덧 그저 부리는 짐승이 아닌, 친구이자 동반자가 되는 경험을 했죠."
22일 인사동 모처에서 가진 '동키호택'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임택 작가는 산티아고 순례길 825km를 81일 동안 함께 여행한 당나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동키호택'은 임 작가가 지난 2021년 9월 17일부터 12월 6일까지 81일간의 기상천외한 여행기를 담은 책이다. '동키호택'은 당나귀(동키), 스페인의 대표적인 문학 '돈키호테', 그리고 자신의 이름 '임택'을 합친 단어다. 기묘하면서도 이 책의 테마와 정체성을 가장 잘 알려주는 단어다.
저자는 2017년 폐차 직전의 마을버스를 몰고 677일 동안 전 세계를 누비고 그 이야기를 '마을버스 세계를 가다'라는 책으로 펴내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하게 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임 작가는 당나귀와 함께 산티아고 순례길에 도전한 계기에 대해 "문득 당나귀를 소재로 삼은 동화를 쓰고 싶다는 열정이 불타올라 떠오른 아이디어다"라며 "수년간 당나귀를 연구하고 익힌 끝에 산티아고까지 가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처음엔 당나귀를 잘 통제해 여행길을 마칠 생각으로 고삐를 잡고 끌며 제압하려고 했다"며 "그런데 어느 날 고삐를 놓고 말로 얼렀는데 그 말을 잘 따르는 것이었다. 기묘한 교감을 느끼며 그때부터 우리는 친구이자 동반자가 됐다"고 말했다.
그의 순례는 지역 매스컴을 통해 스페인 현지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원래 당나귀는 스페인 순례길의 마을과 마을을 오가는 중요한 교통수단이었는데, 현대 문명의 발달과 함께 사라진 풍경을, 멀리 한국서 온 '돈키호테'가 되살렸기 때문이다. 그는 가는 곳마다 그를 알아본 마을 주민들의 환영과 환대를 받았다.
'동키호택'에는 저자가 당나귀와 함께 여행하며 경험한 온갖 진기한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단순한 산티아고 완주의 기록이 아니라, 81일간 느긋하게 진행한 진정한 순례의 맛과 의미가 진하게 담겨 있다.
또한, 이번 책은 '구글' 번역기 작업을 통해 영문판을 함께 발간한 점도 특징이다. 물론 사람의 검수를 거치긴 했지만, AI를 적극 이용한 출간물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이정표를 만들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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