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누락’ LH, 조달청에 권한 넘기기 직전 설계공모 51건 쏟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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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3월 한달간 공동주택 설계 용역 공모 51건을 쏟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철근 누락' 사태를 계기로 설계·시공 선정 권한을 조달청에 이관하기 직전에 지난해 1년치보다도 많은 공모 물량을 털어낸 것이다.
엘에이치가 올해 예고한 공동주택 설계공모 발주금액(2800억원)의 42%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엘에이치가 지난달 약 보름간 공고한 설계용역 물량은 지난 한해 공고한 물량(31건)보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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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3월 한달간 공동주택 설계 용역 공모 51건을 쏟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철근 누락’ 사태를 계기로 설계·시공 선정 권한을 조달청에 이관하기 직전에 지난해 1년치보다도 많은 공모 물량을 털어낸 것이다. 엘에이치 쪽은 “목표 주택공급 물량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22일 엘에이치 누리집 공고를 보면, 엘에이치는 지난달 15일부터 29일까지 총 51개 공공주택 블록의 설계용역을 공모했다. 총 발주금액은 1186억원 규모다. 엘에이치가 올해 예고한 공동주택 설계공모 발주금액(2800억원)의 42%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엘에이치가 지난달 약 보름간 공고한 설계용역 물량은 지난 한해 공고한 물량(31건)보다도 많다. 지난달엔 3기 신도시인 하남교산에서만 9개 공공주택 블록의 설계공모가 나왔다. 나눔형 주택 1459가구가 들어서는 하남교산 A-14 블록은 설계용역비가 5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엘에이치는 지난해 7월 ‘철근 누락’ 사태로 ‘전관 업체에 특혜를 준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설계·감리 용역 발주를 중단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혁신방안을 발표하면서 이달 1일자로 엘에이치 발주물량을 조달청으로 이관하기로 했다. 그러나 공공주택 공급 축소 우려가 줄곧 뒤따르자, 올해 4월 이전에 설계 공모를 서둘러 냈다는 게 엘에이치 쪽 설명이다. 엘에이치 관계자는 “올해 공공주택 사업승인 목표인 10만4천호를 맞추려면 서둘러야 했다”며 “3월에 시행한 공모도 전관 업체 배제를 위해 이들에 대한 감점 부여 등 이권개입 소지를 전면 차단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도 “주택 공급목표도 맞춰야 하고, 관련 경험이 부족한 조달청의 초기 부담도 줄이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건축사무소 등 업계에서는 한동안 중단됐던 설계용역 공모가 다시 쏟아지자 환영하고 있다. 반면 일시에 너무 많은 물량이 쏟아지며 공공주택의 질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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