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은 물론 고객과도 소통" … 매거진에 꽂힌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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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물간 매체로 인식되던 종이 잡지가 스타트업 업계에서 새로운 소통 창구로 주목받고 있다.
오늘의집, 블랭크코퍼레이션을 비롯한 다양한 스타트업이 충성고객을 위해 자체 제작한 매거진을 출간하는 추세다.
22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라이프스타일 애플리케이션 오늘의집은 최근 세 번째 종이 잡지 '오하우스 매거진'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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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새 소통창구 부각
오늘의집·우아한형제들 등
고객에 세련된 콘텐츠 제공
온라인 매거진 내놓기도
"눈을 뜨면 새로운 하루가 시작돼요. 어제의 실수나 실패는 중요하지 않아요. 그저 오늘 하루를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충실하게 채우면 그만이죠."
보라색 하드커버의 책 한 권. 첫 표지를 열면 8만6400이라는 숫자가 등장한다. 하루 24시간을 초로 환산한 숫자다. 8만6400초라는 숫자와 함께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만 전력을 쏟으라'는 아이작 뉴턴의 명언을 비롯한 '오늘의 문장', 아기자기한 소품 사진들도 곁들여졌다. 책 같기도 하고 잡지 같기도 한 이 무크지 형식의 책은 라이프스타일 앱 '오늘의집'이 올해 1월 출간한 잡지인 '오하우스' 매거진이다.
250페이지가 넘는 이 책에는 오늘의집 크리에이터 커뮤니티 '오하우스' 멤버들이 기록한 내용들이 담겼다. 오늘의집 사용자들이 창작자가 돼 글과 사진 등 콘텐츠를 만들고 오늘의집이 출판사 역할을 해 이를 엮어 책으로 낸 것이다. 인테리어 정보 커뮤니티로 시작한 기업이니만큼 오늘의집이 낸 매거진의 주제 역시 집과 라이프스타일로 구성돼 있다.
오하우스 매거진의 사례처럼 이미 한물간 매체로 인식됐던 종이 잡지가 스타트업 업계에서 새로운 소통 창구로 주목받으며 부활하고 있다. 오늘의집뿐만 아니라 블랭크코퍼레이션 등을 포함해 다양한 스타트업이 충성 고객들을 위해 자체 제작한 매거진을 출간하고 있는 추세다.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 관계자는 "오늘의집뿐 아니라 스타트업이 추구하는 가치나 비전을 보면 '고객 집착' 같은 단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객의 마음을 사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한다는 것"이라며 "스타트업들이 매거진이라는 전통적인 방식에 눈독을 들이게 된 것은 고객들이 '좋은 콘텐츠'에 대한 갈증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약베개(현 '딥슬립'), 필터샤워기 '퓨어썸' 등의 히트 상품을 출시한 미디어커머스 기업 블랭크코퍼레이션도 오프라인 매거진 '툴즈(TOOLS)'를 발행하고 있다. 툴즈는 일상의 필수품을 선정해 '도구란 무엇인가'를 집중 조명해 보는 잡지로, 2022년 '비누'를 시작으로 2023년 '수저', 올해 4월에는 '거울'을 주제로 한 툴즈 3호를 발행했다. 모두 한정판 에디션으로 200~300부만 선보여 소장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이 잡지에 공을 들인 데는 '휘발되지 않는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이 회사는 상품 기획과 디지털 마케팅을 통해 빠르게 성장해 왔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여러 오프라인 매거진을 발간해 왔다. 2018년 3월 창간해 격월간으로 발행되는 음식 다큐멘터리 '매거진F'의 경우 여러 가지 식재료에 주목해 음식을 만들고 즐기는 다양한 사람과 음식 재료의 이야기를 전달한다. 올해 3월호 물(Water) 편까지 총 29권의 매거진이 출간되었다. 외식업 자영업자들을 위한 '우아한사장님'도 오프라인으로 발행한다.
온라인이지만 매거진 형태를 통해 고객의 니즈를 깊숙이 파고든 곳도 있다. 파인스테이 큐레이션 플랫폼을 표방하는 스테이폴리오는 하나의 숙소를 인터뷰부터 사진, 영상 등을 동원해 깊이 있게 소개하는 매거진 시리즈를 68편 제작하며 고객에게 필요한 공간을 소개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기업 매거진에 먼저 주목한 것은 해외 브랜드다. 창의적인 마케팅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의 에너지 드링크 회사 레드불은 지난 2005년 '더 레드 불레틴(The Red Bulletin)'이라는 잡지를 내놨다. 브랜드 매거진이지만 익스트림 스포츠를 비롯해 모험을 주제로 한 다양한 콘텐츠를 다루며 발행 부수만 200만부에 달하는 인기 매거진으로 자리 잡았다. 전 세계 숙소를 연결하는 글로벌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도 2014년 '파인애플(Pineapple)'이라는 이름의 라이프스타일 잡지를 선보였다. 이후 잡지 이름을 바꾼 후에도 여행의 즐거움을 담아 콘텐츠로 엮어내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유니클로가 선보인 '라이프웨어(LifeWear)'도 기업 매거진의 대표주자 중 하나다.
옷을 통해 모든 사람의 일상을 풍요롭고 편안하게 만들고자 하는 철학을 담은 이 매거진은 2019년 가을·겨울 시즌 창간호를 시작으로 올해 3월까지 총 10권을 선보였다. 인기 잡지 '뽀빠이'의 편집장 기노시타 다카히로를 데려와 만든 이 잡지는 무료 배포임에도 불구하고 발행 때마다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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