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영FBC, 칠레 '화이트 와인'에 힘주는 이유
"합리적 가격대에 우수한 품질·맛 재발견"
아영FBC가 칠레 와인 '에라주리즈' 알리기에 나선다. 와인 비수기인 여름시즌에 맞춰 합리적인 가격대의 칠레 와인을 내세우는 전략이다. 팬데믹 이후 국내 와인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다변화한 와인 수요를 겨냥해 칠레 와인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여름 '화이트 와인' 수요 노린다
아영FBC는 지난 18일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모와에서 칠레 와인 '에라주리즈(Errazuriz)' 시음회를 열었다. 에라주리즈는 대중성 높은 화이트 와인부터 고급 화이트 와인까지 다양하게 취급하고 있다.
가격대도 다양하다. 시음회에서 선보인 제품은 △메소드 트라디시오넬 엑스트라 브뤼 N.V △맥스 샤르도네 2020(2만원대 중반) △아콩카구아 코스타 샤르도네 2022(4만원대 중반) △라스 피자라스 샤르도네 2020(10만원대 중반) △돈 막시미아노 2016(10만원대 후반) 등 5종이다.
아영FBC 관계자는 "레드 와인의 바디감, 타닌감을 좋은 와인의 기준으로 삼았던 과거와는 달리 자신만의 취향과 한국의 밥상문화와 어울리는 와인을 찾는 수요가 증가했다"며 "합리적인 가격대에도 우수한 품질과 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선보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첫 번째로 시음한 '메소드 트라디시오넬 엑스트라 브뤼 N.V'은 스파클링 와인이다. 단새우타르트와 페어링해 식욕을 돋우기에 적합했다. 이 제품은 병입해 2차 발효 후 침전물이 제거될 때까지 5년 동안 리스와 컨택해 에이징 작업을 한다. 현재 시중에 판매하진 않는다. 연 60~100개 정도를 행사용으로 수입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맛 본 '에라주리즈 맥스 샤르도네'는 감귤류와 파인애플, 파파야 등 열대 과일향이 나고 약간의 산미가 있었다. 이날 돼지등심 페퍼햄과 샤워도우과 함께 페어링했다. 드라이(단 맛이 거의 없는)한 편이라 생선구이 등과 먹으면 잘 어울릴 듯 했다.
구운 가리비구이와 함께 곁들인 '아콩카구아 코스타 샤르도네'는 시트러스향과 견과류 풍미가 났다. 훈제 닭·오리, 해산물, 샐러드 등과 페어링할 것을 추천했다.
'에라주리즈 라스 피자라스 샤르도네'는 시트러스향이 강하고 바디감이 풍부했다. 이 제품은 화이트와인 최초로 와인평론가 제임스 서클링이 꼽은 톱 100 중 칠레 1위로 선정됐다.
시음회의 대미를 장식한 제품은 대한항공 일등석에 제공하는 와인으로 알려진 '에라주리즈 돈 막시미아노'다. 프랑스 보르도의 대표 레드 품종인 까베르네 쇼비뇽이 70%, 이외 말벡 15%, 까메네르 7% 등으로 블렌딩된 레드 와인이다. 돈 막시미아노는 바디감이 풍부하고 체리 등 과일향과 스파이시한 느낌이 강했다.
에라주리즈의 차별점은
칠레 와인은 묵직한 바디감과 타닌감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특유의 비릿하고 텁텁한 맛이 난다는 이들도 있다. 에라주리즈는 이러한 칠레 와인의 전형적인 스타일과 차별화했다. 칠레 북부 와인산지(아콩카구아 밸리 기반)의 특징인 높은 일교차, 경사면 재배등을 활용했다. 여기에 프랑스 부르고뉴에서 적용하는 포도 재배 방식과 스테인레스, 시멘트, 프렌치 오크를 이용한 양조방식을 차용했다.
에라주리즈는 1870년 창립자 돈 막시미아노 에라주리즈가 설립한 칠레 중북부 아콩카구아 밸리에 있는 와이너리다. 아콩카구아 밸리는 동쪽엔 안데스 산맥(빙하수), 서쪽엔 태평양, 남쪽엔 남극, 북쪽으로 아타카마 사막이 배치돼 있다. 또 짧은 동서 폭(177㎞)과 긴 남북(4345㎞) 길이 차를 통해 다양한 포도 품종을 재배할 수 있다. 위도는 남위 30~30도에 분포돼 있어 태양빛을 골고루 강하게 받는다는 설명이다.
에라주리즈는 5대째 가족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4명의 대통령을 배출해 칠레의 '케네디 가(家)'로 불리기도 한다. 정치, 경제, 사회, 외교 등 각 분야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또 2004년엔 에라주리즈의 주요 와인들과 보르도, 이탈리아의 최고급 와인을 블라인드 테이스팅하는 '베를린 와인 테이스팅'을 만들어 현재까지 14개국에서 개최했다.
합리적 가격대 공략
우리나라의 주요 와인 수입국 5개국(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 칠레) 중 가장 수입량이 많은 곳이 바로 칠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칠레 와인의 수입량은 1만114톤이다. 프랑스(7470톤), 이탈리아(6116톤), 스페인(5120톤), 미국(4871톤)보다 월등히 많다.
하지만 같은 기간 칠레와인의 수입금액은 4715만달러에 불과했다. 프랑스(1억1853만 달러), 미국(7750만 달러), 이탈리아(5599만 달러), 스페인(2098만 달러)에 비해 적은 수치다. 이는 그만큼 칠레 와인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에 공급됐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아영FBC는 와인 비수기인 여름시즌에 합리적인 가격대의 칠레와인으로 수요를 공략할 계획이다. 통상 여름시즌은 높은 기온 탓에 맥주 등 탄산이 가미된 시원한 주류가 인기를 끈다.
와인업계 관계자는 "와인 비수기인 여름엔 그나마 스파클링, 화이트 와인 수요가 높은 편"이라며 "와인 소비의 양극화 속에 1만원대의 가성비 와인이 대중적으로 잘 팔리기 때문에 이를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지우 (zuz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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