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조사처 “경기 변동성 키우는 관행적 재정 조기집행 지양해야”

최하얀 기자 2024. 4. 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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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역대 최고수준의 상반기 재정 집행률 목표(중앙재정 기준 65.0%)를 세우고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올해처럼 상반기에 견줘 하반기에 경기가 나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선 재정 조기집행이 경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입법조사처는 "경제전망 당국은 하반기에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경향이 있다"며 "재정 조기집행 여부 및 목표 설정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것은 경제전망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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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 경제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역대 최고수준의 상반기 재정 집행률 목표(중앙재정 기준 65.0%)를 세우고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올해처럼 상반기에 견줘 하반기에 경기가 나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선 재정 조기집행이 경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22일 펴낸 ‘재정 조기집행 제도의 경기 안정화 효과 분석’ 보고서에서 “재정 조기집행 관행을 지양하고 정확한 경기 진단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 조기집행이란 연간 집행이 계획된 재정 가운데 상당분을 상반기에 집행하는 제도다. 4분기 집행 쏠림 현상과 불용(계획한 지출을 제대로 하지 못함)을 방지하고 선제적 경기 대응을 목적으로 2002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매년 상반기 집행률 목표를 설정하는데, 올해 목표는 중앙정부 재정 기준 65%(연간 재정지출 계획 252조9천억원 중 상반기에 164조4천억원 집행 목표)다. 올 1분기(1∼3월)까지 집행률이 이미 41.9%까지 올라 있다.

기재부의 재정 조기집행 목표치(중앙재정 상반기 집행률)는 제도가 시행된 2002년부터 줄곧 높아져 왔다. 2002년부터 2008년까지는 50%대(52.0%∼59.0%)였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에 60.6%로 목표를 설정했다. 이후 목표치는 60% 안팎(57.1%∼61.0%)을 오가다가,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 62.0%로 올랐고, 2021∼2022년 63.0%를 지나, 지난해와 올해는 역대 최고인 65.0%가 목표다. 실제 집행 실적도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줄곧 목표를 웃돌았다.

이런 재정 조기집행은 올해처럼 경기 흐름이 ‘상고하저’로 전망되는 해에도 예외없이 시행됐다. 총 23개년(2002∼2024년) 가운데 7개년(2006년·2008년·2010년·2014년·2016년·2018년·2024년)은 한국은행 경제전망(지난해 11월 기준 전망치)에서 상반기 실질 경제성장률에 견줘 하반기가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됐던 해다. 지난해 11월 한은은 올해 상반기 2.2%, 하반기 2.0% 성장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입법조사처는 “경제 전망과 상관없는 조기집행 목표 설정은 오히려 경기 변동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상저하고’가 예상되거나 경제위기 등에 대응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조기 집행을 한정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일반적으로 국가 재정정책은 총수요 관리를 통해 경기 변동의 진폭을 줄여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쪽에 운용목표가 맞춰져 있다.

올해를 제외한 2002∼2023년 가운데 12개 연도에서 결과적으로 경기가 ‘상고하저’였다는 점도 눈에 띈다. 입법조사처는 “경제전망 당국은 하반기에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경향이 있다”며 “재정 조기집행 여부 및 목표 설정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것은 경제전망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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