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 감독 ‘슈퍼팀’ KCC 데리고 드디어 웃나

박효재 기자 2024. 4. 2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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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부산 KCC와 원주 DB의 4차전 경기. KCC 전창진 감독이 이승현이 득점에 성공하자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자 프로농구(KBL) 명장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전창진 부산 KCC 감독이 통산 6번째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며 자존심 회복을 벼르고 있다. 전 감독은 어느 팀이 와도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 감독이 이끄는 KCC는 이번 시즌 시작 전부터 ‘슈퍼팀’이라 불리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정규리그 5위에 머물며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주축 선수들의 전력 복귀에 전 감독의 전술 변화가 어우러지며 플레이오프(PO)에서 정규리그 1위 원주 DB까지 잡고 챔프전에 올랐다.

KCC는 지난 21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DB와의 2023~2024 KBL 4강 PO 4차전에서 80-63으로 이겼다. 5전 3승제에서 3승 1패를 거두며 지난 2020~2021시즌 이후 3시즌 만에 챔프전에 진출했다. 전신 팀까지 포함하면 역대 11번째다.

특히 1997년 KBL 출범 이후 역대 최초로 정규리그 5위 팀이 챔프전에 진출하는 새 역사를 썼다. 앞서 5위 팀과 리그 선두 간 12번의 대결에서는 모두 정규리그 우승팀이 이겼다.

멤버만 놓고 보면 우승 도전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팀이다. 오히려 정규리그 5위에 그친 것이 아쉬운 전력이다. 최근 몇년 간 허웅과 이승현, 라건아, 송교창 등 국가대표 라인업을 만들었고, 시즌 시작 전에는 자유계약(FA) 최대어로 꼽히던 최준용을 서울 SK에서 데려왔다. 송교창의 시즌 도중 전역도 예정되어 있었다. 시즌 시작 전 전창진 감독은 “우승하지 못하면 그만두겠다”며 화끈한 공약을 내걸기까지 했다.

부산 KCC 최준용이 지난 2월 2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프로농구 정규시즌 안양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이승현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KBL 제공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다치면서 계획이 꼬였다. 최준용은 프리시즌 참가한 KBL 컵대회에서 다치면서 시즌 첫 5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송교창은 몸 상태가 온전치 못한 상태에서 시즌 도중 합류했고, 시즌 막판에도 종아리와 발가락 부상 등으로 결장하는 일이 잦았다. 시즌 초반에는 이승현과 라건아의 부진까지 겹치면서 4연패에 빠졌다. 부상 선수들 복귀 이후에도 서로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해 조직력에서 허점을 노출했다.

KCC는 정규리그 막판이 돼서야 슈퍼팀의 위용을 되찾기 시작했다. 주축 선수들의 호흡이 좋아진 것도 있지만 전 감독이 선수들의 얼리 오펜스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신바람 농구가 살아난 영향도 크다. 얼리 오펜스는 공격 제한 시간 24초에 구애받지 않고 빠르게 공격을 풀어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공격력이 뛰어난 좌우 윙맨들이 속공을 구사하고, 여의치 않을 때는 빅맨까지 골 밑에 뛰어들면서 상대가 수비 진용을 갖추기 전에 득점을 노린다.

전 감독은 원래 안정적인 수비를 선호했지만, 지난달 허웅이 감독 면담을 요청한 자리에서 얼리 오펜스로 변화를 요구하자 흔쾌히 받아들였다. 허웅은 평소보다 득점이 많이 나는 농구에 선수들이 신이 나고 있고, 송교창과 최준용이 가세한다면 PO에서 더욱 강한 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 감독의 통 큰 결정에 KCC는 슈퍼팀의 위용을 되찾아가고 있다. 리그에서 속공이 강한 팀으로 평가받는 SK와의 6강 PO에서 얼리 오펜스를 앞세워 3연전을 싹쓸이하며 4강 PO에 올랐다. 화끈한 공격력으로 4강 PO에선 정규리그 선두 DB까지 잡았다.

21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부산 KCC와 원주 DB의 4차전 경기. KCC 라건아가 4쿼터 막판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슛을 성공 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 감독은 챔프전 진출을 확정한 뒤 방송 인터뷰에서 “어떤 팀이 와도 자신 있다”며 “우리 경기만 한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챔프전 상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 팀들을 직접 언급하며 자신감의 이유를 짚었다. 그는 “KT는 4~6라운드에서 모두 이겼고, LG는 아셈 마레이 때문에 힘이 많이 들었는데, 지금 라건아의 컨디션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수원 KT는 이번 시즌 최고 용병 패리스 배스, 국가대표 가드 허훈을 앞세운 공격력이 장점이지만, 득점원이 KCC에 비하면 적다. 창원 LG는 ‘골 밑의 지배자’로 불리는 마레이를 앞세운 끈끈한 수비가 강점이다. 하지만 KCC 빅맨 라건아의 경기력이 올라온 만큼 충분히 해 볼 만하다는 게 전 감독의 예상이다.

KCC는 27일부터 열리는 챔프전에서 2010~2011시즌 이후 13년 만이자 통산 6번째 챔피언 등극을 노린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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