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톺] "끝날 때까진 끝난 게…" 되살아난 밸류업에 코스피 반색
'엔비디아 쇼크'에 반도체주 흔들…"AI 업황 둔화 우려 과도하다" 낙관론도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국내 증시가 대외 악재에도 기업 밸류업 기대감을 발판으로 22일 뜻밖의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7.58포인트(1.45%) 오른 2,629.44로 마감했다.
지난주 후반 이스라엘-이란 갈등과 환율 급등으로 롤러코스터 장세를 펼쳤던 코스피는 이날 외국인이 7천808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음에도 장중 내내 상승세를 유지했다.
특히 삼성생명(8.93%), 삼성화재(8.29%), 흥국화재(7.55%), DB손해보험(6.63%), 한화손해보험(5.66%), 현대해상(5.49%) 등 보험업종이 일제히 오르면서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KB금융(9.11%), 하나금융지주(8.78%), 신한지주(6.11%), JB금융지주(4.84%), 우리금융지주(4.51%), 카카오뱅크(4.00%), BNK금융지주(3.88%) 등 은행·지주 업종도 크게 올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보험업종은 7.39%, 이를 포함한 금융업종은 5.20%의 상승률을 보였다.
여기에 현대차(4.26%), 기아(4.26%)도 동반 상승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상목 경제부총리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의지가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방문한 미국 워싱턴 D.C.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밸류업 지원방안의 일환으로 배당 소득을 분리과세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배당,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노력을 늘린 기업에 법인세 세액공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세제 혜택과 같은 '당근'이 필요하다고 요구해왔는데, 이전보다 더욱 구체적인 세제 지원책이 언급된 것이다.
특히 총선 이후 여소야대 정치 지형으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의 의지를 재차 명확히 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또 5월로 예정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공표 일정도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반면 최근 지수 상승을 이끌던 반도체주는 인공지능(AI) 모멘텀이 약화된 영향으로 동반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1.93% 하락해 7만6천1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15일 종가(8만2천200원)과 비교하면 1주일새 7% 이상 내렸다. SK하이닉스도 1% 가까이 내려 17만1천60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6천434억원 순매도)와 SK하이닉스(1천411억원)를 가장 많이 판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한미반도체(-6.82%), 리노공업(-8.78%), 동진쎄미켐(-2.25%)도 일제히 내렸다.
앞서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잠정 실적발표를 미루자 실적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확산하면서 하루만에 23% 이상 급락했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에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하는 엔비디아도 10% 떨어졌다.
매그니피센트7(애플, 아마존닷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 테슬라, 엔비디아)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면서 기술주 실적과 주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모습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반도체주 하락에 대한 우려가 과하다는 지적과 함께 단기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주 하락에 대해 "AI 수요 피크아웃으로 단정짓기는 다소 근거가 부족하다. TSMC도 IT 수요 둔화와 별개로 AI향 수급이 여전함을 재확인했다"고 짚었다.
나아가 "이번 조정 구간을 반도체주에 대한 재진입 또는 업종 내 비중 확대의 기회로 삼는 것도 유의미하다"고 분석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도 "스마트폰 수요가 약해진 영향을 AI 수요 증가세 둔화로 해석하는 건 무리다. TSMC 실적을 봐도 AI 수요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모멘텀에 의존해 매입한 투자자들이 떠나고 AI 시장의 장기 성장에 확신을 가진 투자자들이 최근 유입됐을 것"이라며 "시장이 악재를 견딜 수 있는 힘이 강해졌다는 의미로 단기 관점에서 비중을 늘리려는 투자자들이 서서히 진입할 수 있는 구간"이라고 말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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