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쇼크'에 삼성·SK하이닉스 '털썩'…"기회 왔다"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하락 마감했다.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가 10% 하락하는 등 반도체주 주가가 동반 급락한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주의 낙폭이 우려에 비해 과하다며 조정을 비중 확대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500원(1.93%) 내린 7만6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가 기관 매수세로 1%대 강세였음에도 삼성전자는 파란불(하락)을 켰다. 그동안 삼성전자를 대거 매수했던 외국인이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또다른 반도체 대표주인 SK하이닉스도 전 거래일보다 1700원(0.98%) 내린 17만1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장중 3%대까지 떨어졌다가 하락 폭을 줄이면서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외국인이 대규모로 매물을 출회하면서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두 종목의 약세는 지난 주말 미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급락한 영향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일보다 10% 급락한 76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엔비디아는 장중 점점 하락 폭을 키워가면서 거래를 마칠 때는 시가총액 2조달러가 붕괴됐다.
이 영향으로 제2의 엔비디아로 불리는 AMD(-5.44%), 미국 최대 반도체 업체 인텔(-2.40%), 미국 최대 D램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4.61%)가 줄줄이 급락세로 마감했다. 같은 날 반도체 기업을 묶어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4.12% 내리면서 거래를 마쳤다.
미 반도체주의 약세는 반도체 수요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영향이다. 지난주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예상보다 부진한 1분기 수주액을 발표하고, 대만 TSMC가 올해 메모리를 제외한 반도체 산업의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면서 투자자 우려가 커졌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서버 업체 슈퍼마이크로가 우려를 더했다. 슈퍼마이크로는 지난 19일 1분기 실적 발표 날짜를 알리면서 기존과 다르게 잠정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다. 이에 투자자들은 AI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고 보고 반도체주 매물을 대거 출회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주의 급락이 비중 확대의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 중동 리스크 발발 등에 실적 우려가 겹치면서 주요 기업의 주가 하락 폭이 과했다는 분석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회복세를 이어가 업황 개선 기대감이 여전하다는 점도 거론된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정구간을 엔비디아에 대한 재진입 또는 업종 내 비중 확대의 기회로 삼는 것도 유의미하다"라며 "이달 데이터상으로는 낸드(NAND) 수요 회복에 주목할 만하다. 낸드는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분야다. 다만 엔터프라이즈 SSD의 경우 솔리다임(SK하이닉스)의 기술력과 M/S(시장점유율)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이번처럼 급락이 큰 거래량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투자자 구성에 변화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AI 시장의 장기 성장에 확신을 가진 투자자들이 들어왔을 것이다. 시장이 악재를 견딜 수 있는 힘이 강해졌단 의미"라며 "아직 중장기적 관점에서 편하게 매수할 수 있는 과냉 구간으로 보기는 어려워도 단기 관점에서는 비중을 늘리려는 투자자가 서서히 진입할 수 있는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이번주 예고된 빅테크 기업의 실적이 주가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주 미국에서는 오는 22일 버라이즌, 23일 테슬라, 24일 메타, IBM, 25일 알파벳(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국내에서는 오는 25일 SK하이닉스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콘퍼런스콜을 진행한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실적 (시즌이) 시작됨과 함께 ASML/TSMC가 기대 이하 실적과 시장 전망을 발표하자 테크 업체들의 전반적인 주가 조정이 있었다"라며 "시장은 확신을 갖기 위한 근거를 찾기 전까지 높아진 눈높이를 조정하는 시간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 이번주부터 시작되는 빅테크 업체들의 실적과 가이던스가 중요한 변곡점"이라고 봤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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